[사설] 대통령·총리·장관·공무원부터 미국 쇠고기 먹어야

조선일보
입력 2008.05.29 22:07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새 수입위생조건을 담은 장관 고시(告示)가 29일 발표됐다. 이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8개월간 중단됐던 미국 쇠고기 수입과 검역(檢疫)이 6월 초 재개된다. 2003년 12월부터 수입이 중단됐던 뼈 있는 쇠고기와 내장 등 부산물도 7월쯤 국내에 들어온다.

한국과 미국이 국가 간에 합의한 사항이니 장관 고시는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정부의 논리' '관(官)의 입장'일 뿐이다. '시정(市井)의 감정' '민(民)의 정서'는 이게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상황에선 '정부의 논리' '관의 입장'이 '시정의 감정' '민의 정서' 앞에 무릎을 꿇고 그럴 수밖에 없게 됐으니 자신들의 모든 것을 걸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충정(衷情)을 먼저 내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식단(食單)부터 미국산 쇠고기로 바꾸고, 청와대·정부 청사와 국회 구내식당, 대법원과 각급 법원 구내식당과 지방자치단체와 의회의 구내식당 메뉴에 미국산 쇠고기를 들여놔야 한다. 거기서 그쳐서는 안 된다. 대통령부터 각급 공직자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가정 밥상 자리에도 미국산 쇠고기를 올려놓아야 한다.

그러면서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도에 신뢰를 갖게 될 때까지는 학교 급식과 군 사병(士兵) 식당에는 학부모와 장병 가족들의 동의가 있을 때까지 100% 한우만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에게 정부의 진정이 뭐란 것이 조금이나마 전달되고, 그래야 국민들이 기회가 왔다고 불을 지르고 다니는 선동꾼의 말에 넘어가지 않게 된다.

이번 장관 고시에는 지난 4월 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한·미 정부의 추가 합의사항, 즉 앞으로 미국 내 광우병 발생과 함께 즉각 쇠고기 수입 중단, 미국 내수용과 한국 수출용 쇠고기의 안전기준의 일치(一致), 검역과정에서 조직검사를 통해 광우병 특정위험물질(SRM)이 섞여 들어오는 것을 막고, 미국 도축장을 정기 점검하고, 연령을 확인할 수 없는 소의 등골과 뇌 등 위험부위는 모두 반송(返送)하고, 모든 음식점에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의무화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러나 이것으론 정부를 못 믿고 미워하는 국민의 마음을 가라앉힐 1% 가능성도 없다. 오직 대통령·총리·장관·공무원들이 제 몸을 먼저 던지는 모습만이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고 정부의 얼굴도 보기 싫다는 마음 감정을 식힐 디딤대를 마련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쇠고기 원산지 표시를 하면서 거짓말을 한 백화점·수퍼마켓·정육점·각종 식당들에 대해서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 그래도 미국산 쇠고기는 미심쩍어 한우만 먹겠다는 사람은 안심하고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건강 때문에 미국산 쇠고기보다 2~3배 비싼 한우만 찾는 사람에게도 그런 자유는 있어야 한다. 다만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광우병 걸린다고 선동한 정치인·학자, 무슨 무슨 운동가, TV방송사 고위 간부, 전교조·민주노총 간부들이 값싸다고 뒷구멍에서 몰래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집에 들고 가지 않는지는 반드시 눈 뜨고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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