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도로 뛰어든 '촛불집회'

입력 2008.05.26 01:04 | 수정 2008.05.26 06:38

이틀연속 경찰 저지선 뚫고 충돌… 일부 '反정부 폭력시위'
서울 도심 큰 혼잡

지금까지 광장에서 평화적으로 진행돼 왔던 촛불집회가 24~25일 이틀 연속 서울 도심 차로를 점거하고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불법 폭력집회로 변질됐다. 그 동안 암묵적으로 지켜왔던 '선(線)'이 무너진 것이다.

이들은 경찰과 충돌까지 불사하며 광화문·서울역·을지로·종로 일대 차로를 자정 무렵까지 점거하며 행진했다. 주말 도심 도로가 무법천지를 방불케 하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으나, 경찰은 이들을 막지 못했고, 막으려는 강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불법 시위로 서울 도심 도로 일부가 시위대에 의해 완전 차단된 것은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도로 점거 불법시위가 벌어진 데 대해, 어린 학생들 위주로 20여일 끌어왔던 촛불집회가 세간에서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자, 집회 주도세력이 정파 및 사회단체를 규합한 '반정부 투쟁'으로 끌고 가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한 3000여명 중 1000여명은 밤늦게까지 태평로를 거쳐 시청·서울역·을지로·퇴계로 방향 차로를 전부 또는 일부 점거하고 행진과 시위를 반복했다.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행진할 때마다 주변 교통은 30분~1시간 가량 완전 차단돼, 주말 도심이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집회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주장뿐 아니라,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 '대운하 건설 반대' 등 현 정부의 주요 정책을 규탄하는 구호들이 나와, 반(反)정부 시위 성격을 강하게 드러냈다.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집회가 도심 중심 도로를 점거하는 가두시위로 변했다. 25일 오후 8시30분쯤 시위대들이 한쪽 차로를 점 거한 채 명동입구로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앞서 전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도 3000여명이 집회를 마치고, 광화문우체국과 교보문고 사이 8개 차로를 25일 새벽 4시55분까지 7시간 동안 완전 점거하고 철야시위를 벌였다. 자정을 넘기며 일부 참가자들은 귀가했지만, 500여명은 차도와 인도에서 연좌시위를 계속했다. 경찰은 마지막까지 해산 요구에 응하지 않은 250여명을 강제해산하고, 이 가운데 37명을 연행했다. 또 25일 밤 불법시위를 벌인 4명을 추가 연행했다.

한진희 서울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도심 도로를 완전히 점거하고 시위를 벌인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채증 작업을 거쳐 관련자를 사법처리 하겠다"고 말했다.

청계광장에서 시작된 촛불집회가 도심 중심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로 변했다. 25일 오후 시위대들이 거의 전 차로를 차지하며 청계광장에서 남대문 서울역을 거쳐 을지로와 청계로를 차례로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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