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뼈 위험부위는 한국에 안들어온다"

조선일보
  • 금원섭 기자
    입력 2008.05.15 23:54 | 수정 2008.05.16 14:41

    ●"美 국내용·수출용 다르다"는 주장에 정부 뒤늦게 해명
    정운천 장관, 청문회때 답변못해 불안감 키워…
    청와대도 크게 질책

    미국의 국내 기준에선 광우병 위험물질(SRM)로 분류된 소 등뼈의 횡돌기·극돌기 등의 부위가 한국의 수입 조건에선 안전물질로 둔갑해 수입이 허용됐다는 주장이 최성 의원(통합민주당)의 14일 국회 청문회 발언과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해 제기됐다. 미국 내 소비용 쇠고기에는 엄격한 기준으로 SRM을 제거하는 반면 한국에 수출되는 쇠고기에는 느슨한 기준이 적용되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요컨대 미국 국내용과 한국 수출용이 다르다고 최 의원과 일부 언론은 주장했다.

    15일 인터넷에선 "위험부위 SRM을 한국에만 수출, 우째야 혀~" "미국의 쓰레기는 한국의 음식인가" 등 광우병에 대한 불안감을 담은 글들이 올라왔다.

    농림수산식품부의 안일한 대응이 또 국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평이다. 정운천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14일 청문회에서 최성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제수역사무국(OIE) 국제기준에 의거했기 때문에…"를 반복하며 제대로 된 답변을 못했다. 같은 날 밤 농식품부가 배포한 해명자료도 조목조목 반박을 담지 못해, 청와대로부터 "도무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질책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내용과 한국 수출용 같다"

    실제로 광우병의 SRM 부위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이 정한 미 국내용 기준과 한·미 수입조건의 기준은 일부 차이가 나는 것이 사실이다. 〈〉 하지만 농림수산식품부는 "(최 의원 등이 문제 삼는) 부위들은 우리나라에 수입될 수 없으며 미국 국내용과 한국 수출용은 같다"고 공식 부인했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한·미 수입조건의 광우병 기준이 유럽연합(EU) 기준을 따랐기 때문이다.

    광우병 경험이 많은 EU 국가들은 정밀하게 SRM 부위를 규정하고 있지만, 광우병 경험이 적은 미국은 주변 부위까지 포괄적으로 제거하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광우병이 심했던 EU 지역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정확한 기준을 확립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 EU 기준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미국 국내용과 한국 수출용이 같은 쇠고기냐는 것이다. 한·미 쇠고기 수입위생조건(본문 1조 및 부칙 2항)에는 한국에 수출되는 쇠고기가 '미국 연방 육류검사법에 기술된 대로 소의 모든 식용(食用) 부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미국 국내용과 수출용이 같은 것임을 수입조건에 명문화한 것이라고 농식품부는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나눠 따로 작업하려면 별도의 작업 라인을 만들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미국이 이런 방식을 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국내 소비용과 한국 수출용은 같은 것인데도 일부 언론과 정치권이 다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해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된 부위들

    미국 FDA가 SRM으로 규정한 부위 중 한국의 수입조건에서 제외된 부위는 30개월 이상인 소에서 나온 ▲등뼈(경추) 횡돌기·극돌기 ▲천추 정중천골능선 ▲3차 신경절 등이다.

    소의 머리와 꼬리 사이를 잇는 등뼈는 목 부위를 경추, 가슴 부위를 흉추, 허리 부위를 요추, 골반과 꼬리에 연결된 부위를 천추 등으로 부른다. 경추에서 위와 양 옆으로 뻗어 나온 부위가 경추 극돌기와 횡돌기이며, 천추에서 위로 불룩 솟은 곳이 정중천골능선이다. 3차 신경절은 머리뼈 속에 있는 신경다발을 말한다.

    이 부위들은 미국 내에선 SRM으로 분류돼지만 우리가 채택한 EU 기준에 따르면 모두 광우병 위험성이 없다고 농식품부는 설명했다.

    ◆"횡돌기 등 한국에 안 들어온다"

    이상길 농식품부 축산정책단장은 "최 의원이 지적한 부위들은 미국에서 식용이 아니기 때문에 내수용에서나 수출용에서나 모두 제거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특정위험물질로 규정한 것을 협상에서 우리가 굳이 제외한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당초 한·미 쇠고기 협상 시작 전에 미국 규정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우리는 광우병 경험이 더 풍부한 EU 규정을 가지고 협상에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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