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큰 별이 떨어졌다. 우리 현대문학의 금자탑으로 평가받는 대하소설 '토지'를 쓴 원로 소설가 박경리(朴景利·82)씨가 5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
박경리씨는 지난달 4일 뇌졸중으로 오른쪽 반신 마비 증세를 보여 병원에 입원한 뒤 중환자실과 집중치료실을 오가며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박경리씨는 지난해 7월 폐에서 종양이 발견됐고, 고령을 이유로 항암 치료를 거부한 채 요양을 해왔다.
1926년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문예월간 현대문학에 단편 '계산(計算)'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장편 '김약국의 딸들'(1962) 등 수십 편의 장·단편을 발표했다. 박경리씨는 1969년 현대문학에 대하소설 '토지'를 연재하기 시작해 여러 매체로 지면을 옮겨가며 1994년 탈고했다. 유족으로 딸 김영주(토지문화관장)씨와 사위 김지하 시인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하기로 했다. 장례식은 8일 오전 8시이며, 이후 원주 토지문화관에서 노제를 지내고, 9일 통영 산양읍 미륵산 양지농원 묘역에 안장된다. 장례위원장은 소설가 박완서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