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큼 이렇게 중요한 정보가 인터넷을 통해 거래되면서 보안이 안 되는 곳도 없고, 이렇게 액티브X를 많이 사용하는 곳도 없고, 악성코드가 난무하는 곳도 없습니다. 외국 기업들은 한국 시장을 절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보안 1세대이자 CTO를 맡고 있는 김홍선 안철수연구소(http://www.ahnlab.com) 부사장은 28일 오전 중구 프라자호텔서 열린 'V3 356 클리닉' 서비스 출시 간담회에서 특정 외국계 경쟁사 제품을 언급하며 '한국형 서비스'임을 강조했다.
“세계 최초 출시라는 말도 의문이고, 기존 서비스들과 차이점이 거의 없지 않는가”는 지적에 대해 김 부사장은 “노턴 360 서비스 등 외국 기업들은 한국 시장에 적응할 수 없다. 한국적 환경을 외국 제품들이 이해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의 독특한 보안 문화에 맞출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적인 서비스도 다른 나라에서 적용할 수 있다”며 “미국이나 유럽 등은 서비스가 비싸고 약하기 때문에 서비스 중심으로 진행할 것이고, 문화가 비슷한 일본 등에서는 이미 비즈니스 모델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철수 연구소가 내 놓은 ‘V3 365 클리닉’은 단순히 백신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사후 지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정보보호, PC 최적화, 인터넷 하드, 원격 설치 및 PC 점검, 1:1 원격 지원 서비스 등을 포괄하는 PC 진단 서비스다.
이처럼 서비스로서 사업 모델은 전문적인 인력과 기술 지원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김 부사장은 “노하우나 기술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70~80%는 기존 데이터에서 활용할 수 있다”며 “경험 쌓인 인력들도 많이 있어서 서비스가 수익성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보안사고, 매번 호들갑만 떨었지 해결된 건 없다”
김홍선 안철수연구소 부사장은 이날 신제품 발표회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보안사고 사태와 관련, 지난주 방송 출연만 6번 나갔을 정도로 정신없이 바빴다"며 "보안 사고는 예전에도 늘 있었지만, 호들갑만 떨었지 해결된 건 없다"고 일침을 놨다.
김 부사장은 “현재 상황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며 “앞으로 우리 나라가 인터넷 강국이 될지 불법 거래의 변방이 될지 기로에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는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지 말아야 할 정보들이 너무 많이 떠돌고 있다”며 “사석에서 만난 중국 한 전문가는 한국인 개인정보 수집은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인터넷에 있는 흔한 해킹 툴 몇 개만 이용하면 된다는 말까지 했다”고 전했다.
개인 정보 관리 방법을 알 지 못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는 “한 대학교수가 ‘나도 옥션서 계좌번호가 유출됐는데 도대체 어디서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할 정도”라며 “지식인들도 잘 모를 상황인 것을 보고, 한국적 서비스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NHN(네이버)과 백신엔진 공급 계약을 파기해 논란이 일고 있는 무료 백신 시장에 대해서 김 부사장은 "안철수 연구소는 지난 20년간 무료 백신을 계속 공급해 왔다"며 "무료는 무료대로 유료는 유료대로 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느 나라든 무료 백신은 다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무료가 만능인 곳이 없는 것 같다. 백신이 PC 보안의 전부가 아니다. 종합 보안(토탈 케어)으로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PC 주치의 서비스, 연 6만7100원
이날 안철수연구소가 오석주 대표이사, 김홍선 CTO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 놓은 'V3 365 클리닉'은 보안의 개념을 단품 소프트웨어나 기술 차원에서 벗어나 온라인 및 오프라인 고객지원과 전문가 서비스, 보안 정보 가이드, 긴급 대응 체계 등의 전방위 관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로 내 놓은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측은 이를 '종합주치의 서비스'라고 부르고 있다.
‘V3 365 클리닉’은 소프트웨어(애플리케이션)와 웹 서비스, 원격 지원으로 구성되며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선택해 구매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와 웹 서비스(MyV3, SpyZero, 인터넷 하드), 그리고 전화 지원을 원하는 경우 ‘스탠다드’를 구입하면 된다. ▲‘스탠다드’에 더해 원격 설치 및 PC 점검을 받고자 하면 ‘플러스’를, ▲‘플러스’에 원격 지원을 추가하려면 ‘PC주치의’를 선택하면 된다. 값은 ‘스탠다드’ 3만9600원, ‘플러스’ 4만5100원, ‘PC주치의’ 6만7100원이다. 관계자는 “주요 사용 회원들은 30대 이상 PC 활용에 서툰 사람들을 주 타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V3 365 클리닉’에서는 기존에 V3 백신 등이 제공하던 소프트웨어와 주요 보안 기능, 그리고 PC 관리 서비스까지 개인 사용자의 요구 패턴에 맞게 종합 제공하게 된다. 특히 개인정보보호, 파일 완전 삭제, PC 최적화, 인터넷 하드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관심이 폭증한 개인정보보호 기능의 경우 각종 비밀번호, 메일 주소, 통장 카드 번호 등 중요한 개인 정보가 허가되지 않은 외부인에게 유출되는 것을 막는 기능이다. 개인 정보 유출 허가가 등록된 이메일 주소, 특정 URL 외에 개인 정보 유출 시 이를 차단하고, 메신저를 통해 개인 정보가 유출될 때에도 막는다.
그는 “백신은 극히 일부 서비스이고, 사용자 관점에서 보안 토털 서비스가 돼야 한다”며 “최근 보안 위협이 복합적(Blended Threat)인 경우가 많고,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보안 위협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철수연구소는 향후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 등 정보보호 계획이 거의 없는 사업자들을 위해 세분화, 전문화 서비스도 개발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금융 사고 예방을 위한 '금융 케어', 자녀들의 안전한 PC 사용을 위한 '키즈 케어', 소규모 사업자를 위한 'SMB 케어' 등을 단계적으로 출시한다. 또한 의료, 금융, 세무 등 PC에서 고급 자료를 취급하는 각종 전문가들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