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바다에 푹 빠졌다. 13억 인구의 중국과 서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는 천혜의 환경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미래가 달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2월에는 김문수 지사와 간부들이 중국을 오가는 페리호에서 선상 토론회를 가졌다. 6월에는 화성시 전곡항에서 세계 각국의 레저선박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는 '경기국제보트쇼'와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를 연다.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해양레저산업의 돛을 앞장서 올리기 위해서다.

◆경기국제보트쇼

각국의 보트(돛이 달린 요트, 모터보트 등을 포함하는 소형 선박)나 부품·장비 제작업체들이 참여해 제품을 선보이고 정보를 교류하는 행사이다. 투자자·바이어가 참가해 상담을 벌이는 시장 역할도 하며,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화성 전곡항과 탄도항 수역 일대에서 펼쳐진다.

국내외에서 제작업체 각각 100여개, 투자자·바이어도 200개사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의 선시커(Sunseeker), 프린세스(Princess)와 독일의 바바리아(Bavaria), 이탈리아의 아지무트(Azimut)와 페레티(Feretti) 등 굴지의 기업들이 참여한다. 길이 20m, 30억원이 넘는 대형 요트는 물론 올림픽에서 사용하는 소형 요트(딩기)까지 다양한 제품이 등장한다.

경기도와 화성시는 전곡항에 육상·해상 전시공간을 마련한다. 바다에도 20~30척을 전시할 수 있는 임시 계류장을 설치한다. 또 수퍼 요트와 크루즈 요트 체험, 경정 시범, 카누·카약 시승, 해양 레저를 주제로 한 패션쇼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인근 누에섬 전망대, 선감 어촌체험마을 등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개발키로 했다.

경기도는 이번 보트쇼를 해양레저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산업적 효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에 따르면 소형선박과 관련 시설, 부품 등 해양레저 시장은 500억 달러로 대형조선 시장(600억 달러)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조선에서는 세계적인 강자이지만 해양레저 분야에서는 미미한 수준이다.

최형근 농정국장은 "레저용 보트는 대형 조선과 달리 자동차 생산방식과 비슷한 조립산업이어서 연계가 가능하다"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자동차와 IT산업을 연계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소득이 높아짐에 따라 해양레저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수도권인 경기도 서해안이 가장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오는 6월 화성 전곡항에서 열리는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에 참가하는 요트 한 대가 11일 진수식를 갖고 시험운항을 하고 있다.

◆세계요트대회

경기국제보트쇼 기간에는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도 함께 열린다. 보트쇼가 산업 위주 행사이기 때문에 따로 볼거리를 만들기 위해 준비했다. 선진국들이 명예를 걸고 첨단 기술과 항해 능력을 겨루는 이벤트로 널리 알려진 아메리카스컵에 출전경력이 있는 선수를 포함하는 팀 4개를 포함해 세계 랭킹 10위 이내가 8팀이나 참가할 예정이다. 선수들은 주최측이 제공한 요트를 사용, 진정한 기술과 능력을 선보이게 된다. 경기에 쓸 요트는 길이가 11m로 5명이 승선하며, 모두 8척을 만들어 사용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뉴질랜드의 브렛 화이트가 설계했다. 14일에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1호 요트를 공개하는 이벤트도 갖는다. 의장대·군악대 공연 등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