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기술’을 구현한 웹 서비스들이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한국형 가상 세계가 초기 시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세컨드라이프로부터 화제가 된 가상환경 서비스가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밋밋한 2D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로 ‘3D(3차원)’가 부상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3D 엔진 등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이 ‘웹’ 서비스와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잇달아 내 놓으면서 다양한 파생 사업 모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기업용 PLM(제품수명주기관리)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던 한 글로벌 기업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3D 서비스를 고려중이다. 국내에서는 수년 동안 개발해 온 3D 엔진 토종 기술 업체들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와 결합시킨 서비스로 내 놓았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3D 엔진을 빌려와 새로운 웹 서비스로 구한 사례도 있다.

국내 최대 인맥구축 서비스(SNS) 싸이월드도 빠르면 올 하반기에 3D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세컨드라이프도 지난해 말 국내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다쏘시스템이 공개한 온라인 3D 서비스인 3DVIA

◆제품 디자인하던 다쏘시스템 3D 기술이 웹으로?

PLM 솔루션을 개발하는 다쏘시스템(Dassault Systems, http://www.3ds.com)은 자동차나 건축 디자인에 사용하는 기업용 3D 기술을 제공하는 곳이다. 가상 제품 설계(CATIA)나 가상 생산 솔루션(DELMIA), 협업 환경 솔루션(ENOVIA) 등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는 생소한 3D 전문 기술을 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다.

1981년 세워진 다쏘시스템은 3D 구현 분야에서는 상당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다쏘시스템코리아는 한국 진출만 10년째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국내 주요 기업들 상당수가 고객으로 확보한 상태다.

다쏘시스템은 지난해 중순 온라인 3D 서비스인 3DVIA(http://www.3dvia.com)를 내 놓았다. 이를 통해 일반 사용자들의 3D 가상체험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3DVIA에서는 사용자들은 자동차, 핸드폰 등 각종 제품을 3차원 입체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원하는 독창적인 제품으로 디자인을 자유롭게 수정, 변경이 가능하다. 다양한 3D 콘텐츠 검색은 물론 사용자가 직접 만든 3D 모델을 업로드하고 블로그 등 커뮤니티 기능을 통해 다른 사용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거나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다쏘시스템은 TV 방송 영상을 3D 환경에서 직접 제작할 수 있는 'TV니마'(http://www.tvnima.com)도 선보였다. 지난해 10월에는 MS 버추얼 어스 3D 지도 서비스에 개인이 직접 입체 건물을 짓고 공유할 수 있는 3D 빌딩 애플리케이션 '버추얼 어스-3DVIA' 시험판(프리뷰)을 내 놓기도 했다. 삼성 등 국내외 주요 대기업들의 3D 홈페이지나 전자 카탈로그(버추얼 쇼핑)도 다쏘시스템 엔진을 사용한 사례가 다수 있다.

다쏘시스템코리아 관계자는 “특히 올해부터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3D 서비스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라며 “가상공간 서비스인 세컨드라이프가 있다면 우리 시스템은 ‘퍼스트라이프’라고 내부적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엔브이엘소프트 '젭'과 아이토닉 '클로즈업'

◆UCC로 3D 동영상을 공유하는 젭·클로즈업

엔브이엘소프트(NVLSoft, http://www.nvlsoft.com)에서 내 놓은 '젭'(Zeb, http://www.zeb.co.kr)은 지난 2006년 4월 첫 번째 시험판에 이어 지난해 5월에는 2.0 버전을 내 놓으면서 본격적으로 '3D UCC 놀이터'를 표방하고 있다. 웹사이트에서 제공되는 3D 캐릭터나 플랫폼을 이용해 사용자가 손수 제작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엔브이엘소프트는 지난 2004년 3차원 영상 시뮬레이션 분야의 전문가들이 주축 되어 설립된 시뮬레이션 분야의 전문 기술 연구 개발 기업이다. 지난해 8월에는 레드헤링이 선정한 ‘2007 아시아 태평양 100대 기술 유망 기업’에 뽑혔고, 중국 ‘쿠오닷컴(Koowo.com)’ 등과 사업제휴 계약 체결하기도 했다. 3D 영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영상 커뮤니티’ 서비스로서, 역동적이고 실감나는 3차원 영상이 온라인에서 자기표현의 새로운 방식을 추구한다.

젭 관계자는 “국내외를 살펴봐도 이와 비슷한 서비스는 매우 드문 상황”이라며 “출시 초기부터 사용한 마니아들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토닉(I-TONIC, http://www.itonic.co.kr)에서 개발한 '클로즈업'(Kloseup, http://www.kloseup.com)도 누구나 쉽게 3D 영상을 만들 수 있는 3D UCC 서비스를 표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말부터 시험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토닉은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ame Developers Conference) 2008에 참가한 자리에서 클로즈업을 알리기도 했다. 클로즈업은 구글 유튜브(Youtube)와 공식 파트너로, 전용 채널(http://www.youtube.com/kloseup4yt)을 통해 글로벌 홍보에도 나서고 있다.

또한 아이토닉은 지난달 31일 구글과 손잡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3D 모델링 소프트웨어 ‘스케치업(Sketchup)’ 서비스의 기능을 접목시킨 클로즈업 업그레이드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렇게 되면 클로즈업 사용자들은 스케치업으로 직접 소품이나 배경을 만들어서 사용하거나, 구글 3D 웨어하우스에서 공유되는 30여만 개 소품이나 배경을 다운로드 받아서 3D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된다. 클로즈업은 소프트뱅크미디어랩의 벤처 지원 프로젝트 ‘리트머스2’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의 경우 더 무비즈(The Movies, http://movies.lionhead.com)와 같은 비슷한 서비스가 있긴 하지만 국내외에서도 드문 기술"이라며 "사업 제휴를 위해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3D SNS 서비스 '누리엔' 테스트 장면

◆게임 엔진으로 3D SNS 개발하는 누리엔

게임 엔진을 응용해 새로운 형태의 3D 인맥구축 서비스(SNS)를 구현하려는 곳도 있다.

누리엔 소프트웨어(http://www.nurien.com)는 자체 개발한 '누리엔'을 개발하고, 늦어도 상반기까지는 비공개 서비스를, 하반기에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누리엔은 정교하게 개발된 ‘차세대 3D 아바타’를 이용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다른 사용자의 아바타와 함께 게임도 즐기고 온라인 사교도 이뤄가는 3D 커뮤니티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가장 큰 특징은 에픽 게임즈(Epic Games)가 개발한 게임 엔진인 ‘언리얼 엔진 3.0(Unreal Engine 3.0)’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엔비디아 '피직스X(PhysX)', 누멘타 'HTM' 등 최첨단 그래픽 연산 기술을 적용해 현실감 있는 3D 아바타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 2월 18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있는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에픽 게임즈가 “언리얼 엔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며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구준회 누리엔 소프트웨어 대표는 자료에서 “기술과 엔터테인먼트가 서로 융합될 때, 시대를 이끄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가 발생하고 소비자들은 열광하게 된다”며 “기존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이용자들이 자신의 사진, 동영상 등을 직접 올리면서 스스로를 노출시켰다면, 누리엔은 자신만의 차세대 3D 아바타를 쉽고, 재미있게 창조하고 이를 통해 본인을 표현함으로써 다른 이용자들과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를 창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전체 직원 80여명 중 70명 정도가 게임 및 웹 개발 인력이다. 중국과 미국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아 2004년 5월 설립됐다. 중국은 올해 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미국 시장에는 오는 2009년 진입할 예정이다.

누리엔 홍보팀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 등 기존 3D 웹서비스들과 종종 비교되곤 한다”며 “그러나 기존 3D 서비스들과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 '싸이월드'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3D’로 간다

회원수 2200만 명으로 국내 최대 인맥구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싸이월드도 3D로 즐길 수 있을 전망이다.

싸이월드를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는 미니미와 미니룸을 3차원으로 표시되는 ‘3D 싸이월드(가칭)’를 이르면 오는 6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회원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미니홈피 공간을 3D로 꾸미고, 상대방의 공간에서 함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서비스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SK컴즈는 자회사인 SK 아이미디어(SK imedia)를 통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말 SK아이미디어는 싸이월드 3D SNS를 만들 기획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도 냈다. SK 아이미디어는 SK 계열 내 온라인 게임 개발 전문 회사다.

SK컴즈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 등 기존 3D 서비스에 비해 기존 사용자 기반이 넓고, 일촌 네트워크라는 특성이 있어 확장이 용이하다”며 “기존 미니홈피 공간을 3D로 만든다는 점에서 서비스를 구현하기도 쉽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