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의 서울 관심 지역 17곳의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4·9 총선의 수도권 싸움이 결코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 주고 있다. 17곳의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이 41.8~54.7%로 통합민주당의 14.2~22.2%를 두 배 이상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똑같은 지역에서 총선 후보끼리 맞붙인 가상 대결 결과는 전체적으로 백중 우세 정도에 불과하다.
정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도 간의 이처럼 큰 격차에 대해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 해당 지역의 양당 후보들은 한나라당이 대체로 신인이고, 민주당은 현역이다. 따라서 시간이 흐를수록 현역 프리미엄이 퇴색하면서 한나라당 신인들에게 더 유리한 판세가 전개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강서갑의 경우 한나라당에선 신인, 민주당에선 현역이 맞붙었는데도 한나라당이 크게 앞선 것을 예로 들며 단순히 현역, 신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그래서 나오는 해석은 현재의 정당 지지도는 대선 당시 반노(反盧) 대 친노(親盧)의 구도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여서 총선 전망을 읽는 지표로서 유용성이 없다는 쪽이다. 총선 선택은 각 지역구 후보별로 전혀 다른 각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수도권 공천이 친이(親李), 친박(親朴) 간 계파 갈등 속에 인물 경쟁력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이뤄지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입력 2008.03.17. 00:59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