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도 집단협동 적극 활용…

조선일보
  • 김용학 연세대 교수
    입력 2008.02.25 04:33

    NASA는 화성지형 이름짓기 네티즌에 맡겨

    [새로운 문명이 온다]
    [5] 매스 컬래버레이션 (mass collaboration·집단 협동)

    '집단 협동'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례들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외에도 많다. 한 명의 천재 프로그래머에 의해 기본구조가 만들어져 공개된 리눅스는 수많은 익명의 프로그래머들의 집단적 노력으로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훌륭한 컴퓨터 운영체제(OS)로 자리 잡았다. 리눅스는 현재 1억 줄이 넘는 프로그램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프로그램 한 줄을 개발하는 데 드는 미국 업계의 통상 비용이 100달러라는 기준을 적용하면 집단 협동에 의해서 100억 달러라는 가치가 무상으로 창출된 것이다.

    기업들도 집단협동을 활용하여 돈을 벌기 시작했다. 회사의 연구개발(R&D) 혹은 기술적인 문제를 자신들이 직접 풀기보다는 외부 사람들에게 기대는 방식이다. 캐나다 금광 회사 '골드코프(Goldcorp)'는 최고 수준의 실력을 갖춘 지질학자를 고용해 금광을 찾았지만 실패하자, 자신의 금광 후보지에 대한 모든 지질학적 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한 후 현상금을 걸고 전 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회사는 추천된 후보지 80%에서 총 220t의 금을 발견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 티셔츠 생산 회사 '트레드리스(Threadless)'는 옷 디자인과 디자인에 대한 평가를 소비자에게 맡긴 후 좋은 평가를 받은 옷만 생산해 성공한 기업이 됐다. 생산을 위해서 선택되면 1만2500달러를 소비자 디자이너에게 지급하고 셔츠 150만개를 생산, 20달러씩에 판다. 2007년 최고의 디자인으로 선정된 사람은 상금으로 10만 달러를 받기도 했다.
    기업이 기업 밖 익명의 다수의 도움으로 가치를 생산하기 시작하자 '집단 소싱(crowd-sourcing)'이라는 개념도 등장했다. NASA는 화성의 지형에 이름 붙이는 작업을 집단 소싱했고, 그 결과 화성의 분화구와 평야들은 전 세계에 흩어진 네티즌의 자발적인 참여로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이름을 갖게 됐다.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인터넷 사이트는 짬 생길 때마다 한 페이지 또는 반 페이지씩을 읽어 주는 수많은 봉사자에 의해서 매일같이 오디오 북을 생산해 내고 있다.

    집단 협동은 세계적 차원의 네트워크 없이는 만들어 낼 수 없었던 가치를 생산해 내고 있다. 집단 지능을 활용하는 기업이 점차로 늘어날 전망인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다양한 동기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집단 협동이라는 새로운 생산 방식이 거대한 문명 사조로서 발아할 수 있을지는 더 두고 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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