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문화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100~500명의 이야기인재를 키워라"

입력 2008.02.22 16:33 | 수정 2008.02.22 16:50

대한민국에 던지는 엔센의 충고

롤프 옌센의 드림소사이어티론은 주로 기업과 시장,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를 국가 차원의 전략에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자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 그는 "맞아, 과거 경제개발이 그랬듯, 한국인들은 국가 차원의 전략을 좋아하죠"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질문에 답했다.

― 드림소사이어티가 상정하는 사회는 부유한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것 같은데, 개발도상국에는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요?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광범위한 중산층의 출현은 분명히 드림소사이어티의 중요한 사회적 배경입니다. 물론 이런 중산층은 대부분 선진국에 많지요. 하지만 최근 중산층의 확대는 글로벌한 현상입니다. 중국이나 인도, 남미 국가들을 보면 국민의 다수가 여전히 가난한 상태이지만, 중산층의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단적으로 한국보다 중국의 중산층 수가 훨씬 많을 겁니다. 이 부유한 소비자들은 이미 드림소사이어티를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따라서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 국가의 기업들도 미리 대비해야 합니다. 이들은 대부분 내수시장에서 평범한 제품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선 이런 틀을 깨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잘 찾아보면 분명히 자신들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가치와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이를 어떻게 자신들의 상품에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보면, 관광 산업이 좋은 출발점이 될 겁니다. 어느 나라든 역사적 장소와 유물이 있고, 이와 관련된 풍부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것들을 어떻게 잘 개발해서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 만약 중국이 드림소사이어티의 단계로 들어서려면 얼마나 걸릴까요? 또 한국은 어디쯤 가 있습니까?

"중국은 앞으로 20년은 걸릴 겁니다. 충분한 경제적 성장과 함께, 소비자들이 물질보다 감성적 가치를 소비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죠. 중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벌써 수천만 명에 이르는 중국의 고소득층은 이미 드림소사이어티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군요. 한국은 지금 드림소사이어티로 이행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소비행태, 라이프스타일 등 대부분의 면에서 그렇습니다."

― 드림소사이어티의 시대에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육성하려면 어떤 정책적 방법이 가능할까요?

"우선 감성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개발(story mining) 하세요. 이는 석유나 우라늄 같은 전략적 자원의 채굴만큼 중요합니다. 정체성과 고유 문화는 나와 남을 차별화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무궁무진한 보고(寶庫)입니다. 남의 이야기에 눈독을 들이기 전에 먼저 고유의 이야기부터 캐내 보세요.

한국은 지난 50여 년간 근대화·산업화·정보화를 단번에 이뤄내는 과정에서 고유의 문화적 유산들을 많이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바로 한국적인 뿌리와 문화입니다. 드림소사이어티로 성공적으로 이행해 가려면, 그 동안 잊어버리고 있던 것들을 다시 건져내야 합니다.

기업과 문화산업에서 활동할 수 있는 훌륭한 이야기꾼을 육성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나라 안에서 100~500명의 이야기 인재를 찾아 보세요. 이런 사람들은 분명 어딘가에 산재해 있습니다. 이미 훌륭한 이야기꾼들일 것이므로 별도의 교육을 시킬 필요는 없을 겁니다. 이들에게 충분한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면, 새로운 이야기 자원을 끊임없이 창출하여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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