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상급 글로벌 리더들은 21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조선일보 주최로 열린 ‘제2회 아시안 리더십 콘퍼런스’에서 급변하는 국제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바람직한 리더십과 국가 경쟁력 향상 방안, 글로벌 협력 방안 등에 대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디지털 혁명에 따른 세계사적 큰 변화의 시기에는 이 변화가 몰고 오는 도전과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와 리더십이 요청된다"며 "개별국가 차원만이 아니라, 지역, 지구촌 전체 차원에서 이 같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분단과 폐허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해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다"며 "이제 글로벌 코리아를 통해 한국이 선진 일류국가 대열에 진입하는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겠다"고 했다. 이 당선자는 규제 최소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세제 및 세율 개혁, 금융 등 서비스 산업의 획기적 발전, 노사문화 선진화 등을 통한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장관(전 총리)은 글로벌 협력과 관련,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보듯, 세계 경제는 급격히 통합하고 있다"며 "아시아와 서구가 새로운 차원의 글로벌 협력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성장에 걸맞은 글로벌 권력구조가 정립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국제질서의 재정비가 필요하다"고도 했다. 고 선임장관은 특히 "핵 문제, 에너지 개발, 환경보호 등 수많은 과제들이 아시아와 유럽, 미국의 상호협력 없이는 해결하기 힘들다. 동반자 관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아시아 국가와 협력하지 않으면 미국은 앞으로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세계질서 재정립에 대해 폴 키팅 전 호주 총리는 "중국과 인도가 경제적으로 발전했는데도 세계 질서에 편입되지 못했다"며 "한 해 4400억 달러의 새로운 부가가치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중국이 세계 질서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손 찬 전 홍콩 정무사장은 "중국의 성장을 위협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아시아와 전 세계는 긍정적인 기회로 보면 된다"며 "상호의존적인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국가 간 협력, 상호존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오자와 이치로 일본 민주당 대표는 중국에 대해 사실상 공산독재 포기를 촉구했다. 그는 "개혁개방과 공산주의 독재는 원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며 "중국 정치가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한국과 일본이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발전 전략과 관련, 키팅 전 총리는 "개방형 시장경제가 성장과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고, 제니 시플리 전 뉴질랜드 총리도 이에 동감했다. 시플리 전 총리는 "인재양성과 지적 재산 개발도 중요하다"며 "리더들은 국민들에게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스티븐 그린 HSBC 그룹 회장은 서울이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실질적인 각 분야의 국제화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