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당선자 "숭례문 복원 국민성금으로"…"국민이 봉이냐" 거센 논란

입력 2008.02.12 10:18 | 수정 2008.02.12 14:31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12일 방화로 붕괴된 국보 1호 숭례문 복원과 관련, 새정부 출범 이후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복원키로 했다.

이동관 인수위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성금으로 숭례문을 복원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뜻에 따라 새정부 출범 후 국민모금운동을 전개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 당선자는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간사단 회의에 참석, “숭례문 복원 예산이 1차 추정으로 200억원이라고 하는데 이 복원을 정부 예산으로도 할 수 있지만 국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성금으로 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이 당선자는“마침 해외 동포단체에서도 숭례문 복원에 적극 참여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오늘 아침에 보내왔다”며 “정부 예산보다 오히려 국민이 십시일반으로 참여하는 성금으로 복원하는 게 국민에게 위안이 되지 않겠나,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은 국민 모두에게 상징적인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시간내 복원해서 국민들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민성금모금’방침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에서는 거센 찬반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국민이 봉이냐. 철저한 책임규명과 사과가 우선이다” “허술한 재난 방지시스템을 두고 국민성금 운운하는 것은 국민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반대입장을 표명한 반면 일부 네티즌들은 찬성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네티즌 사이에서는 이 당선자가 서울 시장 재직시절 화재에 대한 철저한 대비 없이 숭례문을 개방했다고 비판하면서 “이 당선자가 대선 당시 300억원이 넘는 전 재산 사회환원을 약속했는데 숭례문 복원에 기부하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신민호’라는 네티즌은 조선닷컴 댓글을 통해 “숭례문이 불탄 건 정말 가슴 아픈 일이지만 성금을 걷자는 건 아니다”며 “물론 우리의 소중한 유산을 국민이 십시일반 모아서 복원하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이 가지만 이 당선자가 할 얘기는 아니다. 진짜 70~80년대식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김효묵’씨는 “숭례문 짝퉁을 절대 재건하지 말고, 불탄 현장을 고스란히 보존해서 자자손손에게 얼빠진 관료들의 무능과 과오를 알게 하라”며 “전·현직 서울시장, 문화재청장, 연관 부서장의 봉급을 감봉하고, 연금을 몰수해서 불탄 현장 관리비로 쓰게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디어 다음의 ‘햇님’이란 네티즌은 “이 당선자 재산을 환원하면 숭례문 3층으로 짓고도 남을텐데 왜 힘없고 돈없는 국민들한테 내라고 하냐”고 비난했다.

일부 문화재 전문가들도 이 당선자의 제안을 비판하고 나섰다.

황평우 문화연대 문화유산위원회 위원장은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2005년부터 숭례문 주변에 광장을 조성하고 수십억 원을 들여 수문장 교대식을 연출하는 등 전시 행정을 하면서도 정작 경보·방재 장치를 마련하는 데는 소홀한 것은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 당선자 자신"이라며 "문화재 보호에 책임이 있는 정부, 지방자치단체가 잘못해서 발생한 문화재 소실을 왜 애꿎은 국민이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청계천 복원 당시 청계천복원시민위원회 역사문화 분과 간사로 활동했던 홍성태 상지대 교수(사회학)도 "문화재청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결과를 보면, 한반도 대운하 예정지 주변의 지정 문화재는 72곳, 매장 문화재는 177곳에 이른다"며 "이명박 당선자는 이렇게 수많은 문화재를 훼손할 게 뻔한 한반도 대운하 사업을 추진할 뜻을 밝혀놓고서 정작 화재로 소실된 숭례문 복원을 위해서 국민 주머니를 털 궁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디어다음의 ‘유원지’란 대화명의 시민은 “괜찮은 생각”이라며 “정말 복원이 되었을 때에는 국민이 감동하고 잘 했구나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om/cs/200710/images/china.gif" align=absMiddle> 중국어로 이 기사 읽기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