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방화, 토지보상금 불만 때문에…"

입력 2008.02.12 09:54 | 수정 2008.02.12 12:07

용의자 채씨, 수차례 사전답사 치밀한 사전계획

숭례문 방화사건의 용의자 채모(70)씨는 자신 소유의 땅에 대한 토지보상금에 대한 불만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12일 밝혀졌다.

지난 2004년에도 같은 이유로 창경궁 문정전 출입구에 불을 냈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채씨는 집행유예 기간에 또 다시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본부는 12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 11일 오후 7시 40분쯤 강화도에서 검거한 채씨로부터 범행을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채씨는 지난 10일 밤 8시 45분쯤 숭례문 2층 누각에 몰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미리 준비한 패트병에 담긴 시너를 바닥에 뿌린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방화 현장에 접이식 사다리 1개와 라이터 1점, 배낭을 다 두고 숭례문을 내려온 채씨는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해 경기도 일산으로 갔다 다음날 새벽 전처가 사는 강화도로 갔던 것으로 조사됐다.

채씨는 범행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10월 중순까지 수 차례 사전답사를 하는 등 치밀한 사전계획을 세웠다고 경찰은 밝혔다.

채씨는 1997~1998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있는 자신의 토지가 재개발되는 과정에서 시공사로부터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판단, 관계기관에 수 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회적 불만을 품고 숭례문에 불을 지르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채씨는 숭례문을 방화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 다른 문화재보다 접근이 수월하고 인명피해 우려가 없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앞서 채씨는 같은 이유로 2006년 4월 창경궁 문정전에서 불을 질렀다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채씨는 11일 경찰소방 당국 등의 합동 현장감식에서 발견된 접이식 사다리 중 1개에 대해 "내가 사용한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채씨의 자백 외에도 채씨의 아들(44)로부터 "아버지가 범행 사실을 고백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채씨 집에서 압수한 회색 점퍼, 검은색 바지, 운동화, 가죽장갑, 사용하고 남은 시너 6ℓ 등 증거품을 정밀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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