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기술로 'KTX 평택역' 유치

조선일보
  • 박수찬 기자
    입력 2008.02.05 00:51

    짧은 직선 구간, 고가(高架) 등 기술적 난제
    고속철의 원조 프랑스 연구소가 해결책 제시
    화성·수원과의 경쟁 다시 재연될 기미 보여

    평택시가 국제화지구 내에 건설을 추진해왔던 'KTX 평택역' 사업. 주한미군기지 이전 사업과 맞물리면서 중앙정부의 지원사격까지 받아 추진됐던 역사(驛舍) 건립은 막대한 사업비와 기술적인 문제로 그간 답보상태를 걸어왔다. 특히 곡선이 많은 KTX 평택 구간의 특성 때문에 "KTX 역사 설립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으켰다.

    하지만 이런 KTX 평택역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고속철도의 원조(元祖)격인 프랑스의 기술 연구소가 고가(高架)철로 구간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이 난제(難題)를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2월 중 설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 이 방안이 실현될 경우 평택 국제화지구에서 서울, 대전까지 30분 이내에 갈수 있는 KTX 평택역 건설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직선구간 짧은 게 고민의 핵심

    현재 KTX 평택역 설립에 있어 가장 큰 난제는 시속 300㎞ 이상으로 달리던 KTX가 정차할 만한 감속 구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비행기로 따지면 활주로를 놓는 일이다. KTX 열차가 정차를 위해서는 최소 20㎞ 이상의 직선 토공(흙으로 다져진) 구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평택의 경우 곡선 구간이 많은데다 현재 역사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평택 국제화지구의 직선거리가 이런 '필요거리'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더구나 KTX가 지나가는 평택 국제화지구 구간의 철로는 평지가 아니라 고가 위에 놓여져 있다. 따라서 KTX 평택역을 짓기 위해서는 다른 역들에 비해 공사비가 크게 올라 토지보상비를 제외하고도 최대 7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조건 때문에 철도시설공단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회의에서도 참석자 가운데 일부만 "KTX역사 건설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냈고 결국 역사 건립 논의가 '급정차'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2005년부터 경기남부권 KTX 역사 설립에 대해 여러 차례 건의가 있었지만 현재는 구체적인 논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프랑스 기술연구소의 새 제안

    최근 이 난제를 극복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은 고속철도의 원조인 프랑스의 한 기술연구소. 그 동안 KTX 평택역 사업을 추진해 왔던 정장선 의원(평택을)은 "철도시설공단을 통해 프랑스의 기술연구소에 문의한 결과, 현재 평택 구간에서도 고속철 역사 설립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작년 말 받았다"며 "기술적으로 가능할 뿐만 아니라 건설비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 측은 "현재 철도시설공단과 협의하고 있으며 빠르면 2월 중에 설계용역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측에 제시한 '해법'은 예정지의 고가철로 구간을 보강해 모자란 직선구간을 채우는 방식이다. 프랑스일본에서는 시도된 바가 없는 기술이지만 자문 내역을 받아본 국내 기술진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지자체와의 경쟁은?

    그동안 평택시는 주한미군기지 이전 등에 대한 보상, 국제화지구 설치에 따른 수요 증대 등을 이유로 KTX 역사 설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인접한 화성시나 수원시 등 다른 지방자치단체도 인구 등을 내세우며 "우리 지역에 KTX역을 세워달라"고 요구하면서 경쟁에 나서기도 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화성 등은 다른 지방자치단체는 유치 의사를 사실상 접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적인 문제만 해결된다면 역사 추진에 큰 문제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건설교통부의 '수도권철도망개선 용역'에 따라 현재 용산에서 시작되는 호남선 고속철도의 출발지를 서울 강남 쪽으로 바꿔 수원으로 경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평택 역사 신설에 따른 반발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경기도의 다른 관계자는 "고속전철 역사가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여전해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다른 이 문제가 이슈화될 경우 다른 지자체도 쉽게 손을 털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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