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수위, 언론인 '성향(性向)' 알아서 어디다 쓰려했나

조선일보
입력 2008.01.13 22:45 | 수정 2008.01.14 00:33

대통령직인수위가 '정치적 性向성향'을 포함한 언론사 간부들의 신상 명세를 조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인수위 지시에 따라 문화부가 언론재단에 보낸 공문을 보면 '언론사 사장단과 편집국장 정치부장 문화부장, 주요 언론단체 상임이사와 감사, 주요 광고주 업체 대표, 주요 케이블 및 종교 방송을 포함한 방송사 대표 등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사'가 조사 대상이었다. 조사 항목은 이들의 분야(직책), 성명, 生年생년(출신지), 최종학력(전공), 주요 경력, '성향', 최근 활동, 연락처 등 8개였다.

인수위는 12일 이 사실이 보도되자 "사회교육문화분과에 파견된 문화부 국장 출신 전문위원이 인수위원들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한 돌출행동"이라고 발표했다. 인수위는 "11일 전문위원에게 조사 결과가 전달됐지만 '성향' 항목은 거의 빈칸이었다. 자료는 즉각 폐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문제의 전문위원은 해임됐다.

세계 어느 나라의 정권 인수위도 언론인 '성향 조사'를 하는 경우는 없다. 물론 언론인에게도 '성향'은 있다. 보수적 인사도 있고, 左派좌파 성향도 있다. 정권은 그걸 인정해야 한다. 자기들 성향과 맞는 언론인에게는 정보도 주고 인터뷰 기회도 주고 때로는 정권 내부의 자리까지 알선해 가며 내 편을 만들면서도 권력과 성향이 다르다고 기사와 정보를 따돌리고 갖은 핍박을 가하는 것은 정신병적 정권이나 하는 짓이다.

노무현 정권은 출발부터 퇴장까지 그 길을 밟아 왔다.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左派좌파 신문사를 찾아가 선거기간 중에 사실을 歪曲왜곡하는 사설과 칼럼으로 자신의 선거운동을 도와준 논설책임자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리고 얼마 후 그를 공영방송 사장으로 앉혔다. 대통령 되고 나서는 나중에 철회하긴 했지만 자기 월급의 일부를 그 신문사의 발전기금으로 내겠다고까지 나섰다. 물론 대통령은 그 신문과 여러 차례 인터뷰도 했다.

反面반면에 정권과 성향이 다른 신문에겐 세무사찰을 했고, 그 신문과 인터뷰를 하거나 그 신문에 기고한 공직자에겐 시말서를 받고, 정부와 그 신문이 함께 운영해 오던 모범경찰관, 모범교사를 표창하는 賞상에서 정부 참여를 폐지하도록 하고, 기자회견 때마다 자신을 비판하는 그 신문들에 공개적 욕설을 퍼부었다.

이런 정신 나간 시대는 마감해야 한다. 언론은 정권의 잘못을 비판하고, 정권은 언론의 비판을 감수하는 適正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생명이다. 인수위의 언론인 성향 조사가 노무현 정권의 정신 나간 慣行관행에 길든 관료가 한 짓이라지만 가슴이 철렁하는 건 자라에 놀란 세월이 너무 험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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