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한자(漢字) 사전이 국내 완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단국대 동양학연구소(소장 윤내현·尹乃鉉)는 30년 동안 계속돼 왔던 '한한대사전(漢韓大辭典·사진)'의 편찬 작업을 오는 4월에 끝내고 5월까지 책을 모두 출간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모두 15권(색인 제외) 분량의 '한한대사전'은 한국·중국·일본 등 한자문화권에서 사용되는 6만여 자의 한자와, 고유명사를 포함한 50만여 개의 한자 단어를 수록한 200자 원고지 224만 장 분량의 대규모 자전(字典)이다. ▲한자 4만9000자, 40만 단어를 수록한 일본 모로하시 데쓰지(諸橋轍次)의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1960) ▲한자 5만 자, 40만 단어를 수록한 대만의 '중문대사전(中文大辭典)'(1962) ▲한자 5만6000자, 37만 단어를 수록한 중국의 '한어대사전(漢語大詞典)'(1994) 등 현재 동아시아 '3대 한자사전'을 모두 뛰어넘는 규모다.
'한한대사전'은 지난 1978년 이웃 나라들의 사전 편찬에 자극 받아 일석(一石) 이희승(李熙昇·1896~ 1989) 박사를 소장으로 영입한 동양학연구소가 편찬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은 200억 원이 넘는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작업이어서, 20여 년이 지난 1999년에야 1권을 낼 정도로 진척이 더뎠다.
재정적 부담 때문에 한때 사업이 폐기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으나, 지난 2005년 '한한대사전 특별대책위원회'가 출범해 지난해 10~12권을 동시에 출간하며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또 이번 편찬사업에는 지난 30년 동안 총 600여 명의 전문인력이 참여했다.
사전 편찬을 주도하고 있는 윤내현 동양학연구소장은 "우리 고전과 전통문화를 해독할 수 있는 열쇠인 한자 사전의 편찬은 인문학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기초 작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