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BBK 수사 검사 탄핵 앞서 수사 잘못부터 지적해야

조선일보
입력 2007.12.10 22:47

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소속 의원 141명 전원 명의로 BBK 의혹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 최재경 특수1부장, 김기동 특수1부부장 등 검사 3명에 대한 彈劾탄핵소추안을 국회에 냈다. 검찰총장이 아닌 일반 검사에 대한 탄핵 제기는 憲政헌정 사상 처음이다.

신당은 “검사들이 도곡동 땅과 다스, BBK의 실소유자인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피의사실을 수사하지 않고 은폐와 증거 조작을 시도했으며, (이 후보의) 동업자인 김경준씨의 단독 범행으로 몰아 헌법과 법률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신당은 또 “수사 검사들이 (이 후보의) 범죄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김씨에게 ‘이명박은 기소할 수 없다’ ‘이명박 기소하면 검찰이 죽는다’ ‘네가 혼자 한 것으로 해라’ ‘이명박 이름 빼주는 등 검찰에 협조하면 (구형량을) 3년으로 낮춰주겠다’고 한 것은 직권남용·증거조작·사실은폐로서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했다.

검찰은 BBK 의혹들을 밝혀내기 위해 특별조사팀이 한 달 가까이 국내외 계좌 수백 개를 추적하고 수십 명의 증인·참고인을 조사했다. 검찰은 ‘이면계약서’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각종 과학수사 장비를 동원해 검증했고 이 후보를 서면 조사했다. 검찰은 ‘회유·협박설’에 대해 “모든 조사 과정을 녹음·녹화했고, 조서 작성 때마다 변호인이 入會입회했다”며 “형량 협상은 오히려 김씨가 검찰에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신당은 수사 검사 탄핵을 들고 나오기 전에 검찰 수사 내용 중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고, 수사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명확히 지적하는 것이 순서다. 신당에는 대검이나 고검에 공식적으로 불복을 제기하는 제도도 열려 있고 법원 재판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수단도 있다. 이런 절차 없이 수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탄핵을 들고 나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치적 배경을 의심케 한다.

지금의 검찰총장은 삼성의 ‘판·검사 관리’ 폭로 사건으로 특별검사가 임명되면 그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대통령이 지명할 때 신당은 아무 異議이의를 제기한 적이 없고 인사청문회에선 한나라당 못지않게 옹호 발언을 했다. BBK 수사는 얼마 전까지 자기네 당원이었던 대통령이 임명하고 자기들도 동의했으며, 청문회에선 BBK 의혹을 염두에 두고 자기네에 유리한 수사를 해 달라는 듯이 한나라당과 노골적 求愛구애 경쟁을 벌였던 그 검찰총장이 지휘한 것이다. 그러던 신당이 이제 와서 탄핵카드를 꺼내는 것은 누가 봐도 속보이는 짓이다. 오죽하면 청와대조차 “검찰을 탄핵하려면 (요건이) 법적으로 명백해야 한다.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이 탄핵으로 갈 만한 수준인지 의문스럽다”고 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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