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 가는 대한민국 우측 깜빡이를 켜라”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07.11.27 00:26

    ‘대한민국 역사의 기로에 서다’ 안병직-이영훈 대담
    두 사람 모두 ‘전향한 좌파 운동권’…
    “현정권 실정은 잘못된 역사관에 기초”

    “뉴라이트 운동은, 앞으로 한 세대는 고생하면서 한국의 중산층을 전투적이며 헌신적인 자유주의자들로 교육하고 자율적인 시민사회로 조직해 낼 필요가 있습니다. 그 길만이 우리가 선진화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안병직 교수)

    “좌파 진영에서 출간된 책이면 내용이 별로 신통치 않아도 필자 이름만 내세워도 3만~4만 권은 팔려 나갑니다. 그런 반면 우파 진영의 책은 1만 권을 넘기가 숨이 찹니다. …그러니까 뉴라이트 운동은 이제 막 출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이영훈 교수)

    경제사학을 전공한 사제(師弟) 학자이자 ‘탈(脫)민족주의 우파’의 대표주자이고, 현재 뉴라이트(New Right) 운동의 선봉에 나란히 선 두 사람의 대담집이 출간됐다. 안병직(安秉直)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영훈(李榮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의 ‘대한민국 역사의 기로에 서다’다.
    왼쪽부터 안병직 교수, 이영훈 교수.
    사실 두 사람은 ‘전향한 좌파(左派) 운동가 출신의 학자’라는 것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1960년대 말 ‘식민지 반봉건사회론’을 내놓으면서 국내 대표적인 진보학자라는 명성을 얻던 안 교수는 1980년대에 들어서 ‘파탄을 겪어야 할’ 한국경제가 오히려 급속히 성장하는 것을 본 뒤 제3세계에서도 자본주의 성립이 가능하다는 ‘중진자본주의론’으로 전향하게 된다.

    이영훈 교수는 제적당한 뒤 구로공단에 위장 취업한 일도 있었던 ‘운동가’였지만 점진적인 ‘전향’의 길을 걸었다. 1988년 지리산 등반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서 대표적 좌파 지식인이었던 박현채 전 조선대 교수에게 “저 도시의 불빛을 보십시오. 저것이 어떻게 신식민지입니까”라고 했다가 크게 혼난 일도 있었다.

    두 사람은 현 정부가 주도한 과거사 청산 운동을 언급하면서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 등에 대한 ‘실명 비판’도 주저하지 않았다. 안 교수는 “60년도 더 된 과거사를 사법권도 없는 연구자들이 법률적으로 판단한다는 사실 자체가 심각한 법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고 말했고, 이 교수는 “노무현 정부의 국정 운영이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도 이 같은 잘못된 역사관에 기초한 과거사 청산에 큰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이 선진화(先進化)로 나아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안 교수는 “현재 세계 30위 수준의 1인당 소득수준을 10~20위권인 3만 달러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향후 10년간 세계 평균 성장률의 1.5배에 해당하는 6% 정도의 고성장을 이어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북문제로 인한 이념적 갈등과 국가체제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 무질서한 노사분규를 그냥 두고서는 경제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현실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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