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26일 김용철 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이 제기한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의 비자금을 통한 고가 미술품 구입 의혹’에 대한 해명을 번복했다.
김 변호사는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홍씨(삼성미술관 리움 관장)와 신세계 그룹 이명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장모인 박현주씨,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의 부인인 신연균씨 등 삼성 일가가 지난 2002~2003년 삼성의 불법 비자금을 이용해 고가 미술품을 구입했다”며 “이 기간에 미술품 구입 대금으로 해외에 송금된 액수만 600억원 대에 이른다”고 말했다.
근거 자료로 미술품 구입리스트를 제시한 김 변호사는 “홍씨 등이 구입한 미술품 중에는 800만 달러(2002년 당시 환율로 100억원대)나 되는 프랭크 스텔라의 ‘베들레헴 병원’과 716만 달러에 이르는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등이 포함돼 있다”며 “이재용씨로부터 ‘행복한 눈물’이 이건희 회장 집 벽에 걸려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은 기자회견 이후 5시간여가 지난 오후 6시40분쯤 이메일 해명자료를 통해 “미술품 구입은 미술관에서 구입할 경우 미술관 자금으로,홍라희 관장이 개인적으로 구입할 때는 개인 자금으로 구입하고 있어 비자금으로 미술품을 구입했다는 김 변호사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은 이어“미술관과 홍라희 관장 모두 서미갤러리로부터 ‘베들레헴 병원’ 작품을 구입한 적이 없고,다만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이 개인 돈으로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은 1시간 뒤인 오후 7시40분쯤에는 “삼성미술관을 통해 재차 확인한 결과 홍라희 관장은 ‘행복한 눈물’을 구입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을 번복했다.
삼성측의 설명에 따르면 당초 삼성미술관 관계자가 서미갤러리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프랭크 스텔라의 작품 ‘베들레헴 병원’은 구입하지 않았으나 ‘행복한 눈물’은 홍 관장이 구입했다”고 설명했지만 홍송원 서미갤러리 관장은 “당시 홍라희 관장에게 ‘행복한 눈물’의 구입 권유 차원에서 작품을 보내 홍 관장이 잠시 본적은 있으나 실제 구입하지는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