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 특검(特檢)’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조선일보
입력 2007.11.22 22:37

여야는 22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삼성 특별검사법안’에 합의했다. 23일 본회의에서 법이 확정되면 특검 수사는 내년 초 시작된다. 청와대가 거부권을 행사한 후 국회가 출석의원 3분의 2의 찬성으로 다시 의결할 경우는 내년 2월 초쯤 수사에 들어가게 된다.

여야는 前전 삼성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을 주요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삼성이 임원 차명계좌를 이용해 1조원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여부, 2002년 대선자금 제공과 정치인·법조인·공무원·언론계·학계 등에 대한 로비 의혹, 경영권 편법 상속 의혹과 관련된 에버랜드 재판 과정에서 증거가 조작됐는지 등이다. 특검은 “검찰총장 후보자와 대검 중수부장, 국가청렴위원장 등을 포함해 검찰·재경부·국세청의 핵심 인물들에게 명절이나 휴가철마다 500만~수천만원이 건네졌다”는 김 변호사 주장의 眞僞진위도 가려야 한다.

특검 수사 대상엔 노무현 대통령 진영의 당선축하금을 말하는 ‘최고 권력층에 대한 로비자금’ 의혹도 포함됐다. 노 후보 공보특보였던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2003년 “대선 당선 후 2002년 12월 노 후보 참모들에게 여기저기서 돈벼락이 떨어졌다”고 말했었다. 특검 수사는 法定법정 기간이 最長최장 125일이므로 이 정권 임기인 내년 2월 25일 이후까지도 가능하다. 면책특권이 사라진 ‘퇴임 대통령’도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

여권 3당은 ‘反반부패 연대’를 내세워 ‘삼성의 전반적인 경영권 편법 상속 의혹’도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 사건이 이미 대법원에서 재판 중임을 들어 재론하자고 했다. 검찰도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수사에 나설 뜻을 밝혀 왔다. 권력형 비리를 독립적으로 수사하기 위해 도입하는 특검에 개별 기업 내부문제를 파헤치도록 하는 게 옳으냐는 지적도 생각할 일이다. 더더욱 삼성이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位相위상과 比重비중을 감안하면 특검 수사가 삼성의 기본적 기업활동을 위축시키지 않을까 하는 데도 미쳐야 한다.

특검 수사와 마주칠 삼성의 압박감은 상당할 것이다. 그러나 모든 의혹을 부정해온 삼성의 말대로라면 특검을 두려워할 이유도 없다. 한국 최고 기업다운 당당한 자세로 수사를 받는 게 옳다. 김 변호사도 갖고 있는 증거 자료들을 한꺼번에 모두 내놓아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

특검 수사가 최소 한 달 뒤에나 이뤄지므로 사건 관련자들이 증거를 없애거나 진실을 가리는 쪽으로 입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이런 사태를 막는 것은 특검에 앞서 활동에 들어가는 검찰 특별수사·감찰 본부의 몫이다.

이 정권과 검찰, 삼성 3者자가 중대 시험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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