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비리 의혹’ 3개팀 나눠 내주 수사 착수

입력 2007.11.21 00:25 | 수정 2007.11.21 02:36

“경영권 승계·비자금·로비, 성역없이 수사”
朴특감본부장 “검찰 총장에 보고 없을 것”

검찰의 ‘삼성 비자금과 로비 의혹’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검사장)는 20일 삼성그룹의 비리 의혹별로 3개 수사팀을 구성, 내주부터 전면 수사에 착수키로 했다. 박 본부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의혹을 크게 세 가닥으로 보고 이번 주 내로 3개 수사팀의 인선을 완료하겠다”면서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과정, 비자금, 정·관계 로비 의혹을 중심으로 검찰의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성역 없이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찰총장에 대한 보고 여부에 대해 “본부장은 전권(全權)을 부여받았다”며 “(검찰총장에 대한) 보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 15층에 차려지는 특감본부 수사팀은 4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본부장은 특감본부 차장에 김수남(사법시험 26회) 인천지검 2차장 검사를 임명했고, 팀장은 특수부 출신의 부장검사급 간부들에게 맡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비자금·로비’특별수사 감찰본부장으로 임명된 박한철 울산지검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고 있다. 박 본부장은 이날 정상명 검찰총장을 만나, 수사팀 구성을 상의했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경영권 승계 과정도 주요 수사대상

박 본부장이 “특검이 필요 없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수사하겠다”고 밝힌 만큼, 삼성그룹 법무팀장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가 제기한 의혹을 토대로 작성된 참여연대의 고발장 내용과 여야가 제출한 특검 법안의 의혹 사항들이 전부 수사 대상으로 볼 수 있다.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 부분은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증식 과정과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가 수사의 줄기이다. 참여연대는 “이 전무의 재산을 늘려주기 위해 삼성SDS가 1999년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헐값 발행,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이건희 회장 등의 배임 의혹을 제기한 상태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 사건의 경우 전·현 에버랜드 사장에 대해 이미 항소심 재판에서 유죄 판결까지 나 이건희 회장의 공모 여부를 규명하는 부분이 남아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삼성그룹 비서실이 개입한 혐의를 잡았으나, 이 회장 등에 대한 수사는 전·현 에버랜드 사장의 대법원 판결 시점 이후로 미뤄왔다. 하지만 특감본부의 출범으로 대법원 판결 전에 이 회장 등이 소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또 김 변호사가 제기한 ‘에버랜드 편법 증여사건 수사 과정에서 증거조작’ 등이 있었다는 의혹도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대선자금 재수사 가능성

삼성그룹이 1997년 이후 현재까지 조성한 비자금 규모와 사용처 등은 정·관계 로비 수사와 함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김 변호사와 참여연대는 “삼성이 수조원대의 비자금을 조성, 대선자금을 제공하고 정치권 국세청 금감원 검찰 등에 로비 자금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용철 변호사가 “청와대 법무비서관 시절인 2004년 삼성그룹측 변호사가 500만원을 배달해 왔다”며 물증을 공개한 상태여서, 정·관계 로비 수사의 불똥이 전방위로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이 제출한 특검 법안은 삼성의 비자금 사용처까지 수사 대상으로 포함시켜, 2002년 대선자금 수사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김 변호사도 “2002년 대선자금이 비자금에서 나왔다”고 주장해왔다. 따라서 사용처 수사가 진행되면 한나라당의 주장처럼 노무현 캠프에 제공된 ‘플러스 알파’의 대선자금 수사로 이어질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의 비자금과 로비의혹을 수사하게 된 박한철 특별수사 감찰본부장은 20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의혹에 대해 성역없이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유다혜 기자 youda602@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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