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철 전 청와대 민정 2 비서관이 19일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국민운동’를 통해 공개한 6장의 사진에는 삼성으로부터 받았다 돌려줬다고 밝힌 현금 500만원이 담겼던 상자와 쇼핑백, 발송의뢰서 등이 그대로 담겨있다.
이는 삼성 불법 비자금 조성 및 전방위 로비의혹을 제기했던 전 삼성 구조본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과 일치해 주목된다.
사진을 보면 쇼핑백에는 이 전 비서관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이경훈 전 삼성법무실 변호사의 명함이 붙어 있다. 발송자(이경훈)와 발신일자(2004/1/16)가 적혀 있고 삼성전자 로고가 찍힌 발송의뢰서 사진도 공개됐다.
사진 속 뇌물상자는 청색 종이로 포장됐으며, 월간여성지 정도 크기다. 100만원짜리 돈다발 5개도 보였다. 상자 포장지 위에 '이용철(5)'라고 적혀 있는데 숫자 5는 돈 액수인지, 리스트 번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100만원씩 돈다발을 싼 종이띠에는 '서울은행 B①분당지점'이라고 찍혀 있다.
이 사진은 김 변호사가 언론인터뷰를 통해 밝힌 ‘떡값전달 방식’과 일치한다.
주로 검찰쪽을 담당했다는 김 변호사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이 구조본 차원에서 부장검사급 이상 검찰 간부 40여명에게 추석이 설, 휴가비 명목으로 정기적으로 돈을 건넸다"며 "대략 한 번에 500만원씩 건넸는데 여성월간지 크기로 포장해 전달한다"고 밝혔다.
이 전 비서관은 자술서에서 “차떼기 당사자 중 하나인 삼성이 청와대에서 반부패제도개혁을 담당하는 비서관에게 버젓이 뇌물을 주려는 행태에 분노가 치밀어 함께 선물을 뜯어본 집사람에게 ‘삼성이 간이 부은 모양’이라고 말하고 이 사실을 폭로할까 고민했다”며 “그러나 사건의 일각에 뇌물꼬리를 밝혀봐야 중간전달자인 이경훈 변호사만 쳐내버리는 꼬리자르기로 끝날 것이 자명할 것으로 판단돼 후일에 대비해 증거로 사진을 찍어두고 전달 명의자인 이 변호사에게 되돌려 주고 끝내기로 작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