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 '떡값' 자신이 검사에 직접 건네… 500만원 정도 월간지처럼 포장"

  • 조선닷컴
    입력 2007.11.07 00:41 | 수정 2007.11.07 09:53

    6일 MBC PD수첩·KBS 단박인터뷰 등 출연
    사제단 "공정성 확보되면 검찰수사 믿어볼 것"

    ▲ 삼성비리 폭로하는 김용철 변호사 /정경열기자

    삼성그룹의 비자금 조성과 로비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전 삼성 전략기획실 법무팀장)는 "문제의 '떡값리스트'는 현직에 있을 때 자신이 직접 기록한 것도 있고 이미 작성된 것도 있다"며 "자신이 직접 돈을 건네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6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 "그 돈(비자금)을 운용하는 사람들 스스로도 어떻게 썼는지 불안해하기 때문에 데 반드시 기록이 있다"며 돈을 줄 때에도 "사법시험 우수자라든지 이런 기준이 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방송된 KBS '단박인터뷰'에서 김 변호사는 "자신이 돈을 직접 (검사에게) 줬다. 500만원을 줬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로비 대상자들을) 다 만나는 접촉포인트가 있다"며 "여러가지 불편하지 않은 고등학교 동기나 선후배 관계를 이용해 만난다"고 주장했다.

    그는 PD수첩과 인터뷰에서 "사람중에는 거절하는 사람, 현금은 절대로 안 받는 사람, 상품권만 받는 사람도 있고 골프채를 받는 사람도 있다"면서 "전달 임무를 받은 사람은 꼭 그것을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또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돈 대신 와인을 주라는 지시사항이 나오면서 와인 선물이 늘어났다"며 "와인도 900만원짜리가 있는데 (와인 가치를) 아는 사람한테 주라는 것 아니냐"라고 고액의 와인이 선물됐음을 암시했다.

    김 변호사는 또 KBS 단박인터뷰에서 "자신은 재무 담당이었고, 회계 담당은 아니었지만 특수부 검사 출신이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회계는 잘 안다"며 "분식회계를 통해서 비자금이 조성됐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1995년 '12·12와 5·18특별수사팀'에 차출돼 쌍용그룹 김석원 회장이 보관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과상자 61억원을 찾아내기도 했었다. 이때 김 회장 관련 수사를 계속하다가 검찰 수뇌부와 갈등으로 97년 검찰을 떠나 삼성행을 택했다고 본인은 주장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 본관 27층에 있다고 주장한 '비자금 금고'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PD수첩에서 "김인주 사장 바로 앞에 있으며 금고라기 보다는 방"이라고 밝혔다. 그는 "가구를 치우고 벽을 살짝 당기면 벽이 나온다. 벽에 들어가면 안에 철창같은 게 있고 외국 전당포처럼 생겼다. 좋은 게 많이 들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조금 큰 백화점 쇼핑백에 돈 1억이 들어가고 500만원 정도는 월간지처럼 포장을 해서 전달한다"며 "그 방에는 포장 준비가 되어 있고 돈은 물론 각종 백화점 상품권이 다 있다"고 말했다.

    6일 김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조성과 로비 의혹' 폭로와 관련,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이학수 부회장, 김인주 사장 등 5명을 업무상 횡령과 뇌물공여, 배임증재 등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그러나 고발을 접수한 대검찰청은 "먼저 삼성그룹의 로비대상 검사명단을 공개하라"고 고발인 측에 요구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김 변호사는 "이미 (삼성) 수사는 기회를 놓쳤다. 수사는 기본이 미행과 신속인데 지금처럼 여론이 들끓을 때까지 고소·고발만 기다린 검찰을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검찰의 수사의지가 의심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사의 진정성이 확보되면 확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비자금 의혹 폭로와 관련해 김 변호사를 돕고 있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전종훈 신부(사제단 대표)는 PD수첩과 인터뷰에서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냐는 반문도 있지만 김 변호사가 (돈 받은 검사) 명단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볼 때 이 정도의 공정성을 갖출 수 있는 검찰 수사팀이라면 한 번 믿어보겠다"고 밝히고 검찰 내에서 특별수사팀이 구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지금까지만 해도 자신의 죄명이 15개 정도는 된다고 밝히고 "내가 (감옥에) 들어가서 혹시 많이 살게되면 그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수사가 됐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삼성 측의 미행을 우려해 최근 2~3주간 도피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힌 김 변호사는 삼성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가족 불화설' 등을 일축하려는 듯 MBC PD수첩에서 가족들이 보냈다는 케이크를 보여주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부인이 찾아와서 돈 150만원을 줬다"라든가 "수의(죄수복)을 준비해 놓겠다고 했다", "가족에게 잃었던 존경을 되찾았고, 지금 가족이 가장 든든한 우군이다" 등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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