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비자금 차명계좌 보유 삼성임원 명단도 있다"[기자회견 전문]

입력 2007.11.05 16:10 | 수정 2007.11.05 16:13

삼성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삼성의 비자금 차명 계좌를 가진 임원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혀야 “삼성이 각계열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으로 검찰과 재경부,국세청 등이 불법로비를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삼성을 위해 국정원이 움직이고,정부가 움직이고,모든 언론이 움직인다”며 “재벌이 사법체계를,국가 체제를,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김용철 변호사 기자회견 모두발언 전문



저는 죄인으로서 속죄하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이 글이 유서가 될 수도 있음을 깨닫고 부끄럼없이 고백하겠다. 저로 인해 상처받을 사람들에겐 한없이 죄송하다. 저는 가난하고 배우지 못한 부부의 장남이다. 선천적 심장병으로 달리기를 해 본 적 없고, 심전도 검사 한 적 없어 군복무 3년을 마쳤다. 검사 시절 음주운전한 제 친동생과 만취상태의 처남 구속해 친가, 외가 쪽 사람들과 의절하고 지냈다. 그게 검사의 자세라고 생각했다. 인천, 부산, 특수부 거치면서 검사로 인정받았다. 다시 태어나도 검사하겠다고 생각했다.

전두환 비자금 수사 당시 쌍용 김석원 비자금 수사하니 청와대는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 검찰을 떠났다. 변호사 업계를 잘 알고 있어 사건을 수임할 자신이 없어 삼성으로 갔다.

망하지 않고 월급을 꼬박꼬박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아들 등록금은 빚 안내고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삼성에 들어간 것은 인생의 실수다다. 삼성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고,사치를 했다. 삼성은 대신 나에게 범죄를 지시했다. 돈으로 사람 매수하는 로비는모든 임원의 기본 임무다. 구조본 안에서 검찰 인맥 수십명을 관리한다. 설 추석 여름 휴가 1년에 3회 500만원에서 수천만원까지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원 돌리라 한다. 현직 검찰 최고위급 간부들 중에서 삼성에게 떡값 받은 사람들이 여럿 있다. 밝혀야할 공적인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다. 재경부, 국세청은 규모가 훨씬 크다. 돈의 출처는 각 계열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다.

삼성 출신 임원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이런 이유다. 월급쟁이가 수백억 수천억을 가질 수 없다. 상당수가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 차명 비자금 계좌 가진 임원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 명백히 범죄다. 하지만 차명계좌 자체가 훈장이고 비자금 자체가 만들어지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에버랜드 재판 관련 증거와 진술은 조작됐다. 나도 그 일에 간여했다. 명백한 범죄다. 팀장을 맡은 내가 공범으로 처벌을 받을 순간이 됐다.

삼성은 모든 간부가 삼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회장을 위해 움직였다. 삼성을 위해 국정원이 움직이고,정부가 움직이고,모든 언론이 움직인다.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 심지어 시민단체 회의가 끝나자 마자 회의록이 올라갔다.

삼성에 등지면 쓸쓸한 최후를 맞을 거란 얘기가 많았다. 일간지 칼럼을 쓰면서 삼성 기사가 나올 때 마다 나를 미행하고 압박했다. 삼성 측 인사가 나를 법무법인에서 내쫓았다. 아내와 인생말년을 손잡고 보내겠다는 소박한 꿈을 깨뜨렸다. 많은 언론과 시민단체에 호소했지만 모두 외면했다. 더이상 갈 곳이 없었다. 낭떠러지 앞에선 심정이었다. 저를 받아준 사제단에 감사한다. 많은 고민을 했고 괴로워했다. 조직 동료 배신한 사람이라고 비판해도 괜찮다. 하지만 재벌이 사법체계를,국가 체제를,우리 사회를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시 한번 저의 죄를 고개숙여 사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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