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부회장)이 전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기 전 김 변호사에게 “만나자”며 6차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 부회장 등 삼성의 핵심 임원들이 김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자택을 방문했던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삼성측이 거액의 돈으로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한 반면 삼성측은 “만나서 대화해 보자는 것이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삼성그룹은 5일 이 부회장이 김 변호사에게 보낸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는 모두 6개로 지난달 20일 4개,21일 1개 23일 1개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보낸 문자메시지의 주요 내용은 “어젯밤 댁 방문했습니다.만나기를 희망합니다”“만나서 대화 원합니다”“서로 오해도 있고 일이 많이 꼬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적극 도울테니 나를 믿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합시다” 등 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19일 서울 잠실에 있는 김 변호사 전처의 집을 방문했으나 김 변호사를 만나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김 변호사가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 사제단 함세웅 신부를 찾아가 ‘양심고백’을 했다고 한 다음날이다.

이 실장은 이후 20일부터 23일까지 김 변호사에게 6차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김 변호사는 시사주간지 ‘시사인’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19일에는 삼성 전략기획실 소속 한 임원이 현재 (내가) 살고 있는 경기도 양평에 있는 컨테이너를 직접 찾아왔고,밤 10시쯤에는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이 서울 잠실에 있는 전처 집을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삼성이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주겠다,로펌을 차려 주겠다’는 등 회유시도를 했다”며 “반은 회유였고,반은 협박이었다”고 말해 왔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보낸 문자메시지는 모두 만나서 대화해보자는 내용으로 회유시도는 전혀 아니다”며 “김 변호사의 부인이 과거 (삼성에 보낸) 편지에서 과거의 동료들을 험하게 매도하고 악감정을 가지고 있어 과거 상사였던 이 부회장이 ‘나 하고는 만나고 대화하겠지’라는 마음으로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삼성이 자신을 돈으로 회유하려고 로펌을 차려주겠다는 제의를 했다고 주장하나 삼성은 결코 그런 적이 없으며,만약 그런사실이 있다면 언제 누가 제의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학수 실장이 김 변호사에 보낸 문자메시지 전문

“이학수 실장입니다 어제밤 댁 방문했습니다 이 전화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만나기를 희망합니다”(20일 오전 8시 50분)

“김 변호사 통화바랍니다 12시경에 다시 전화 드리겠습니다 만나서 대화 원합니다 이학수”(20일 오전 11시9분)

“그동안 김 변호사 문제를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서로 오해도 있고 일이 많이 꼬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적극 도울테니 나를 믿고 일단 만나서 이야기를 합시다”(20일 낮 12시17분)

“김 변호사 우리 서로 좋았을 때를 생각해 봅시다 나는 김 변호사와 이렇게 될만한 문제가 없다고 생각”(20일 오후 10시56분)

“김 변호사가 적어도 내한테는 답을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실망스럽습니다 김 변호사가 마음만 먹기만 하면 나와 만나서 어떤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21일 오후 4시31분)

“김 변호사 만나기가 거북하면 통화라도 해 봅시다”(23일 오전 11시3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