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만큼 보람된 게 또 있을까요.”

인천 연수구와 서울 목동에서 ‘힘찬병원’을 운영하는 이수찬(45) 원장은 해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그는 “많은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하는 학생들을 돕고자 장학재단을 설립했다”고 했다.

“제가 맡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 중엔 어렵고 가난한 분들이 많아요. 노인분들 혼자 병원에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손자들을 데리고 오시죠. 그 아이들을 보면서 제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원장은 인천 한 병원의 의사로 있던 2001년 4월 월급을 모아 장학재단을 설립, 지난해까지 60여명의 중·고등학생들에게 총 5000여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큰 아들 이름을 따 ‘동원장학회’라고 했다가 2004년 ‘힘찬장학회’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는 오는 8일 100명에게 총 1억원을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규모를 크게 늘린 이유에 대해 그는 “지난 8월 아버님이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말씀 때문”이라고 했다.

“아버님께서 ‘번 돈은 살아서 좋은 일에 다 쓰고 가라’고 하셨지요. 돈을 다 짊어지고 가는 것도 아닌데, 살아있을 때 좀 더 좋은 일에 쓰지 못한 게 후회된다고 하시더군요. 그 말씀을 꼭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장학금 지급 대상은 매년 각 학교, 종교단체를 통해 추천을 받아 선발한다. 그는 “부모님이 안 계신 학생들에게 우선적으로 장학금을 주고,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중심으로 선발한다”고 했다.

“2~3년 전인가, 중학교 3학년 학생에게 장학금을 줬는데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할아버지가 키우는 아이였어요. 여든이 넘은 할아버지가 직접 찾아오셔서 ‘고맙다’고 엎드려 절을 하시더군요. 그 마음이 더 감사해서 제가 이 학생에게 ‘네가 바르게만 자란다면 대학 갈 때까지 계속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어요.” 그는 “내 원칙은 ‘더 많은 학생들에게 골고루 혜택을 주자’는 건데, 이 학생에게만은 매년 장학금을 주고 있다”고 했다.

그가 운영하는 ‘힘찬병원’은 2002년 11월 인천 연수구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목동에 분원을 냈고, 내년 6월 개원을 목표로 인천 부평에 두번째 분원을 짓고 있다. 정형외과와 내과 전문 병원이다. 이 원장은 무릎관절 분야의 유명 전문의로, 국내에서 인공 무릎관절 시술을 가장 많이 한 의사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해마다 적지 않은 돈을 내놓지만 정작 자신은 “결혼할 때 산 양복을 지금도 입고, 신발도 구멍이 난 걸 꿰매 신는다”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남을 위해 베푸는 사람들 중엔 그 자신이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보다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한평생 어렵게 모은 재산을 학교에 쾌척하시는 분들만 봐도 그렇죠. 능력이나 여유보다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그는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펴나갔으면 좋겠다”며 “앞으로 장학금 지원 규모를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