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차명계좌 비자금’ 논란

조선일보
  • 김승범 기자
    입력 2007.10.30 00:44

    前법무팀장 “나도 모르게 50억 들어와”… 삼성측 “사실 무근”

    삼성그룹이 임직원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해 왔다는 주장이 전임 삼성 고위 간부에 의해 제기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그룹 전직 법무팀장으로서 3년 전 퇴직한 김용철 변호사가 ‘자신도 모르게 개설된 은행 계좌에 50억원대 현금과 주식이 들어 있었으며, 이는 삼성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이라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밝혔다. 사제단에 따르면, 김 변호사의 2006년 금융소득 종합과세 납부실적에는 1억8000여 만원의 이자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돼 있으며, 연이율을 4.5%로 해서 계산하면 예금액이 50억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사제단은 “김 변호사가 ‘비자금 조성에 이용되고 있는 임직원 차명계좌가 1000여 개에 이른다’고 증언하고 있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삼성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그룹 관계자는 “재무팀 임원이 1998년 지인(知人)의 부탁을 받고 삼성전자 주식을 운용해 돈을 불리는 과정에서 합의하에 대학 동문인 김 변호사의 계좌를 이용했다”며 “처음 7억원이던 돈이 주가가 오르면서 50억원대로 불어났는데 실제 주인이 최근 돈을 다 빼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삼성은 “앞으로 이 돈의 실제 주인이나 성격은 명백히 가려질 것”이라며 “법적 대응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는 동시에 돈을 위탁 받았던 임원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주식 거래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사 출신으로 지난 1997년부터 2004년까지 삼성 구조조정본부에서 재무담당 임원과 법무팀장 등을 지냈다. 이후 모 법무법인에 들어간 그는 2005년 9월부터 한겨레신문 비상근 기획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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