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포성, 머나먼 독립… 쿠르드의 비극

입력 2007.10.17 00:06

터키, 쿠르드반군 소탕 위해 이라크 침공안 의회에 올려
11~16세기에만 나라 이뤄 1984년부터 무장 독립투쟁

터키 정부가 15일 쿠르드족 반군 소탕을 위한 이라크 침공 동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앞으로 1년간 터키군이 횟수 제한 없이 이라크 북부를 공격할 수 있는’ 이 동의안을 17일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목표는 터키와 인접한 이라크 북부를 근거지로 해 터키에서 각종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쿠르드족 반군 세력 소탕. 그러나 이라크 정부와 이라크 내 쿠르드계는 크게 반발한다. 이라크에 16만 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는 미국과 터키 간 동맹 관계도 긴장되고 있다. 동시에, 터키·이라크·이란·시리아 국경 산악지대에 2500만~3000만 명이 살면서 독립국 ‘쿠르디스탄’을 꿈꾸고 있는 쿠르드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터키 “쿠르드족 반군 근절할 것”

세밀 시섹(Cicek) 터키 부총리는 15일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족 반군 단속을 위한) 수없이 많은 대화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만, 쿠르드노동자당(PKK)이 주축이 된 테러로 터키군 13명이 숨졌다.
다급해진 이라크의 타리크 알 하시미(Hashimi) 부통령은 16일 터키 의회 표결에 앞서 터키 수도 앙카라에 도착했다. 하시미 부통령은 레제프 타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 등을 만나 대화를 통한 해결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역시 이라크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평온한 북부 쿠르드족 자치 지역마저 포화(砲火)에 휩싸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고든 존드로(Johndroe)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터키 정부가 불안을 조성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고 이라크·미국과 대화를 계속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15일 보도했다.

◆기약 없는 ‘쿠르디스탄’의 꿈

쿠르드족은 현재 지구상에서 나라 없이 흩어져 있는 최대 민족으로, 주로 터키의 아나톨리아 고원지대를 중심으로 이라크·이란·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 산재(散在)한다. 인도유럽어족인 쿠르드어를 쓰며, 인종적으로는 이란계 백인이다.

쿠르드족의 역사는 40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400년 현재의 이라크 북부 유전도시인 키르쿠크에 도읍을 둔 구티움 왕조를 세웠다는 기록이 있다. 또 기원전 10세기에는 성서에도 등장하는 메디아 왕국(후에 페르시아에 흡수됨)을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후 쿠르드족은 11~16세기를 제외하곤, 계속 나라 없이 아라비아인들과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지배를 받아왔다. 오스만튀르크 해체 후, 유럽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쪼개진 중동의 국경선에서 독자적인 국가 없이 여러 나라에 흩어지게 됐다. 1987~1988년엔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의 독가스 공격으로,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5000여 명이 집단 학살되기도 했다.

터키의 쿠르드족은 PKK를 중심으로 1984년부터 무장 독립투쟁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터키인과 쿠르르족 3만7000여 명이 사망했다. 1999년엔 PKK 지도자인 압둘라 오잘란(Ocalan)이 체포되기도 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은 PKK를 ‘테러집단’으로 규정한다. 터키 정부는 ‘쿠르드 프리덤 팰콘(KFF)’과 ‘페작(Pejak)’ 등 두 개의 하부조직에 속한 수천명의 PKK 전사들이 이라크 북부 칸딜 산맥에 근거지를 두고, 터키의 이스탄불과 지중해변 휴양지 등에서 폭탄테러 등을 자행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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