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현모양처' 신사임당 화폐인물은 국가망신" 반대 목소리 나와

입력 2007.10.02 18:42 | 수정 2007.10.02 18:49

▲ 이프 홈페이지 캡쳐

여성계에서 한국은행이 오는 2009년 발행예정인 고액권 화폐의 인물 초상에 들어갈 여성인물 후보군 중 한명인 신사임당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페미니스트 저널 이프는 1일 홈페이지에 올린 긴급성명을 통해 “새 화폐 인물로 여성인물 선택이 유력해지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신사임당은 개인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부계혈통을 성공적으로 계승한 현모양처로서 지지되고 있다”며 “(사)문화미래 이프는 신사임당이 새 화폐 여성 초상인물로 선정되는 것에 반대하며 앞으로 계속적인 서명운동을 통해 이를 적극 저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프는 “역사적 인물로서 신사임당은 유교 가부장제가 만들어낸 이상적 여성의 전형으로 자기 자신이기보다는 이율곡의 어머니요, 이원수의 아내로서 인정받고 있다”며 “‘어머니·아내’만이 보편적 여성상으로 자리 잡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훌륭한 현모양처와 예술적 재능까지 성공적으로 펼친 것으로 해석되고 있는 신사임당이 화폐인물로 선정될 경우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전형적 이중노동 노동구조를 정당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프는 음악가나 소설가,여성운동가 등이 화폐 인물로 선정된 외국의 사례를 들며“현모양처로 부각돼 있는 신사임당을 화폐인물로 선정하고자 하는 것은 시대착오이자 국가적 망신으로 여성인력활용을 통한 국가발전이라는 정책방향과도 어긋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프는 ‘새시대 새여성’을 상징하는 인물과 관련 “조선 시대 이전 이 땅에는 소서노, 선덕 여왕 등 헌걸찬 여성들이 있었고,신사임당이 살았던 조선 시대에도 허난설헌, 만덕 등의 시대를 앞선 인물들이 있었다”며 “근세에도 유관순 뿐 아니라 나혜석이 있다”고 밝혔다.

이프는 여성을 포함한 모든 화폐초상 후보인물에 대한 선정경위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여성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것을 촉구했다.

이프측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여성계 리더 100여명과 ‘새 화폐 여성 인물 신사임당 선정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기로 했다”며 “다음주초에 기자회견을 하고 오는 5일 여성전용파티에서 서명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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