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에 최대 시위… 2개사단 양곤 배치

입력 2007.09.27 00:13

승려 300여명 강제 연행…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
美·EU, 경제제재 등 경고… 안보리 비상회의 소집

미얀마 군사정부가 9일째 이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해 강경 진압을 결심한 26일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이번 시위가 3000여명이 희생된 1988년 민주화 운동 진압사태의 재판(再版)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국제사회도 미얀마 군정(軍政)을 겨냥한 구체적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다.

◆경찰, 승려·학생 시위대원들 마구 구타

미얀마 군경은 이날 최대도시 양곤에서 최루가스를 쏘고 몽둥이를 휘두르며 시위대 10만여명과 격렬하게 충돌했다. 동시에 이번 시위 확산에 큰 몫을 한 승려 300여명을 트럭에 태워 연행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승려 3명이 총에 맞거나 구타당해 죽는 등 최소 4명의 시위대가 숨졌다. AFP통신은 서방 외교관의 발언을 인용, “양곤과 만달레이(제2도시)는 현재 사실상 국가 비상사태 상황으로 폭풍 전야 분위기”라고 전했다.

앞서 군부는 가택 연금 중이던 아웅산 수치 여사(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를 24일 인세인 교도소로 전격 이감해 시위의 구심점을 제거했고, 시위를 주도한 승려와 연예인 등에 대한 대대적인 체포에 나섰다. 이미 2개 사단 규모의 중무장 병력은 양곤 시내 도심과 거리, 외곽에 배치돼 시위대 강제 해산·진압 작전에 착수했다.

◆“인권 유린하고 무사하던 시절 끝났다”

미얀마 정부의 시위 강경진압을 기점으로 국제사회의 압박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고든 브라운(Brown) 영국 총리는 이날 “버마의 불법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은 전세계가 버마를 주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인권을 무시·유린하면서도 무사하던 시절은 끝났다”고 경고했다. 브라운 총리 등 유럽 정상들의 요구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얀마 사태 논의를 위한 비상 회의를 이날 오후 3시 유엔본부에서 갖는다고 발표했다.

앞서 조지 W 부시(Bush) 미 대통령은 25일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버마의 군사독재정권이 19년에 걸쳐 공포의 통치를 해오는 데 미국인들은 분노한다”며 ▲군사정권(junta) 지도자들과 재정지원 세력에 대한 경제 제재 강화 ▲인권 탄압 책임자와 그 가족들에 대한 비자발급 금지 확대 등 새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EU(유럽연합)도 “비무장한 평화적 시위대를 진압하려고 폭력에 의존할 경우 현재의 제재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권을 옹호해온 러시아는 이날 “미얀마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건들은 미얀마 내부 문제”라는 내용의 외무부 성명을 발표, 서방의 미얀마 제재 주도 움직임과 입장을 달리했다.

◆중국의 선택은?

이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주목되는 건 ‘중국 변수’다. 미얀마의 유전·가스전·광산 개발에 적극 참여하고 도로 건설 등 인프라 지원을 하는 중국은 미얀마의 강력한 경제·외교적 후원국이기 때문. 중국은 올해 초 미얀마의 인권 실태를 비난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미얀마 전문가인 조셉 실버스타인(Silverstein) 박사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이 국제적 이미지를 감안해 미얀마 군정에 최대한 평화적이고 조용한 사태 해결을 주문한다면 사태 해결의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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