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이사장 사찰에 10억 배정 6일만에

조선일보
  • 이진동 기자
    입력 2007.09.21 01:34

    ● 상황 전개 과정
    가짜학위 제기한 장윤스님 해임안 통과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임용택) 스님의 사찰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지시로 올해 5월 국고(國庫)에서 배정받은 10억원은 신정아(35)씨의 가짜 학위 파문을 무마하기 위한 청탁 대가(代價)였을 가능성이 있다.

    신씨의 가짜 학위 문제가 동국대 이사회에서 처음 거론된 것은 지난해 12월 29일이었다. 이때 이사회에서 장윤 스님은 신씨의 학력 자료 등을 내놓고 “신씨의 박사학위가 가짜다. 가짜 학위 가진 사람을 어떻게 채용할 수 있느냐”고 처음 거론했다. 다음에 열린 올해 2월 예산 이사회 때도 신씨 문제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실장이 정책실장 휘하 사회정책 비서관을 통해 행정자치부에 흥덕사 국고 배정을 지시한 시점은 올해 4월이고, 예산이 지원된 건 5월 23일이다. 6일 뒤 열린 5월 29일 동국대 이사회에선 영배 스님이 장윤 스님의 이사직 해임안을 밀어붙였다. 영배 스님은 당시 이사회에서 “(신씨가 가짜 학위면) 내가 이사장으로 책임을 진다고 했고, (아니면) 장윤 스님이 책임을 진다고 했다”면서 “확인 결과 (신씨의) 학위가 있는 걸로 나왔다”며 해임안을 상정, 몇몇 이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시켰다.

    이후 변 전 실장은 과테말라에서 대통령을 수행하고 돌아온 다음날인 7월 8일 장윤 스님을 만나 “조용히 있으면, 이사직을 복직시켜주겠다”고 회유했다. 장윤 스님, 신씨 가짜 학위 거론�변 전 실장, 영배 스님에 10억원 지원 지시�영배 스님에 10억원 배정�영배 스님, 장윤 스님 해임�변 전 실장, 장윤 스님 회유 등의 순으로 상황이 전개됐다.

    이에 따라 신씨의 권력 비호 사건을 수사 중인 서부지검은 영배 스님이 지원받은 10억원이 신씨의 가짜 학위 무마와 장윤 스님을 해임시키는 데 도움을 준 대가성 자금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영배 스님에 대해서도 ‘배임수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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