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배 스님, 신씨 동국대 교수 채용 주도

조선일보
  • 이진동 기자
    입력 2007.09.20 01:32 | 수정 2007.09.20 09:08

    ‘가짜 학위’ 폭로 장윤 스님 해임도 강행

    ▲ 동국대 이사장 영배 스님 /조선일보DB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동국대 이사장인 영배 스님의 사찰에 정부 교부금 10억원이 배정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가 19일 밝혀짐에 따라 신정아(35)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과정에서 영배 스님의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신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과 가짜 학위 파문 과정에서 신씨의 가짜 학위를 처음 폭로한 장윤 스님의 동국대 이사직 해임, 신씨의 노골적 두둔 등의 정황을 보면 영배 스님을 동국대 내 신씨의 핵심 비호 세력으로 볼 수 있다. 변 전 실장과 영배 스님과의 관계가 점차 드러나면 ‘영배 스님이 왜 그랬을까’라는 의문도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영배 스님은 지난 5월 29일 동국대 이사회(228차)에서 장윤 스님의 이사직 해임안에 대해 다른 이사들이 “진위 여부가 확실해진 뒤 결정하자”고 했지만 해임안을 밀어붙였다. 영배 스님은 이사회 전날 신씨와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장윤 스님 해임 문제를 신씨 등과 협의했을 가능성이 높다. 영배 스님은 또 장윤 스님에 의해 신씨의 가짜 학위문제가 불거지자 7월 초 기자회견에서 “(가짜 학위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변 전 실장은 신씨의 가짜 학위문제와 관련, 장윤 스님을 만나 회유하는 과정에서 “조용히 있으면 적당한 때 이사직에 복직시켜주겠다”고 했다. 변 전 실장이 장윤 스님의 이사직 복직을 거론한 것은 변 전 실장이 영배 스님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신씨의 가짜 학위 파문을 무마하기 위해 변 전 실장과 영배 스님이 장윤 스님 이사직 해임문제도 논의했을 법한 정황이기도 하다.

    변 전 실장은 또 과테말라에서 대통령을 수행하고 돌아온 다음날인 7월 8일 장윤 스님을 만난 데 이어 같은 날 저녁 영배 스님도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계종 인사들에 따르면 영배 스님은 이날 뮤지컬 ‘댄싱 쉐도우’ 개막식에 참석해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밤 9시쯤 나가 변 전 실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2005년 9월 신씨를 임용하는 과정에서도 표면상 홍기삼 당시 동국대 총장이 전권을 행사한 듯하지만 실제는 영배 스님의 역할이 컸다는 것이다. 홍 총장의 총장 선임 당시 영배 스님이 전폭적인 지원을 해 홍 총장은 영배 스님의 말을 거스르기 어려운 입장에 있었다는 게 동국대 관계자들의 얘기다.

    신씨에 대한 권력 비호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영배 스님이 변 전 실장의 도움을 받는 대가로 상당한 액수의 돈을 신씨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가 진전되면 변 전 실장과 영배 스님, 신씨를 잇는 3각 유착관계가 명확히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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