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엔 올챙이, 나무엔 다람쥐… ‘도심 속 낙원’

조선일보
  • 정지섭 기자
    입력 2007.09.12 23:46

    ‘생태 공원’ 된 효창공원

    12일 오전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 생태연못가에 몰려든 20여명의 ‘만리현 어린이집’ 꼬마들은 발끝에 놓인 흰 상자가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은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들여온 청개구리와 올챙이들을 연못의 새 식구로 맞는 날. 청개구리는 짝짓기와 번식이 다른 종보다 늦은 편이라 9월달에도 올챙이들을 볼 수 있다.

    ▲ 용산구 효창동 효창공원 생태연못을 찾은 어린이들이 방사된 청개구리와 올챙이를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올챙이야. 잘 가!” 첫번째 상자가 열리고 앞뒷다리가 달린 올챙이 50여마리가 파닥거리며 연못 안으로 사라져가자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며 손을 흔든다. 두 번째 상자가 열리자 어른 엄지 손톱 절반 크기의 아기 청개구리들이 날렵한 점프와 함께 풀숲으로 사라졌다. 김기수(6) 어린이는 “무사히 가을과 겨울을 나고 내년 봄에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구리들과 올챙이들은 이제부터 미꾸라지, 개아재비, 학배기(잠자리 애벌레) 등 천적들 틈에서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순국 선열묘소와 운동장 정도로 알려진 효창공원이 몇년새 멋진 생태 숲으로 변신했다. 삼의사 묘역과 원효대사 동상 사잇길로 오르면 나오는 야트막한 언덕. 운동기구와 산책로 등이 놓인 평범했던 곳에 2005년부터 크고 작은 연못 20여 곳을 팠고, 토종 물고기와 양서류, 다람쥐, 꿩까지 풀어놓았다. 이곳은 생태 공간을 꾸미기에 천혜의 환경을 갖췄다. 효창공원은 조선 정조 임금의 아들인 문효세자 등 왕족들의 묘가 있던 유서 깊은 곳으로, 200년 넘은 우물터에서 아직도 물이 샘솟을 정도로 습지 여건이 좋다.

    김문철 용산구 공원과장은 “딱딱하고 엄숙한 이미지를 예상하고 왔다가 도심에서는 보기드문 푸른 공간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는 시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지하철 6호선 효창공원앞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면 공원에 닿는다. (02)712-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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