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무현 타운'

조선일보
입력 2007.09.09 22:43 | 수정 2007.09.09 23:15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에 살기 위해 짓고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 私邸사저 주변으로 노 대통령 당선 이후 대통령의 형 부부와 측근들, 청와대 경호실이 사들인 주택지와 밭, 산이 3만989㎡(9374평)에 이른다고 ‘위클리 조선(주간조선)’이 보도했다. 노 대통령 집터 4290㎡(1297평)까지 합하면 모두 3만5279㎡(1만 671평)의 ‘노무현 타운’이 생기는 것이다.

대통령 사저를 둘러싼 땅을 사들인 사람들은 대통령과 관련 있는 기업인들이다. 사저 바로 옆 대통령 生家생가를 산 사람은 대통령의 고교 동창 사업가이고, 사저를 감싸고 있는 산을 매입한 사람은 대통령의 재정 후견인인 박연차씨의 측근이다. 사저 가까이 있는 대통령 형수 名義명의의 넓은 잔디밭에선 요즘 대통령의 형이 자주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 그 위쪽 작은 저수지가에 있는 골프연습장에선 물 위에 뜨는 골프공을 저수지를 향해 날리고 있다 한다.

노 대통령 측은 “서울에 비해 땅값이 싸다”는 식으로 해명하려 할지도 모르겠지만 땅값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이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가겠다고 했을 때 서울에 사는 다른 전직 대통령들과 비교해 신선한 느낌을 받은 국민이 적지 않았다. 지방에서 소탈하게 사는 전직 대통령 모습을 떠올렸던 국민들은 1만평이나 되는 ‘노무현 타운’이 등장하리라고는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더구나 노 대통령이 임기 내내 ‘땅’과의 전쟁, ‘집’과의 전쟁을 벌여왔다는 사실은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 대통령이 아무리 지방이라 해도 1만평이나 되는 땅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전직 대통령 중에서도 가장 큰 연면적 1277㎡(386평)짜리 집을 짓고 있으니 국민들이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고 보니 작년에 대통령이 노사모 회원들을 청와대로 불러 모아 “(우리가) 청와대에서 삼겹살을 못 먹게 되면 고향에 넓은 마당을 만들어 놓겠다”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 편협한 활동으로 국민의 혐오감만 산 노사모가 앞으로 1만평짜리 노무현 타운에서 보란 듯이 파티를 열 모양이다. 그걸 보는 국민이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는 물어보나마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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