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먹은 샌드위치·링거액 가짜 여부 조사

입력 2007.07.30 23:31

황정일 駐中한국대사관 정무공사, 복통 치료중 숨져
샌드위치 먹은 후 설사… 병원서 링거맞다 호흡장애

▲ 황정일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
황정일(黃正一·52) 주중 한국대사관 정무공사가 29일 오전 베이징(北京) 시내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호흡장애를 일으켜 숨졌다. 황 공사는 전날 저녁 대사관 자신의 사무실에서 남은 업무를 처리하다 부근에서 사온 샌드위치를 먹은 뒤 심한 복통과 설사를 일으켜 귀가했다가, 다음날 오전 베이징 시내 중심가인 차오양(朝陽)구 광화(光華)로의 비스타 클리닉에서 링거주사를 맞던 중 호흡 곤란을 일으켜 사망했다.

김하중(金夏中) 주중 한국대사에 따르면, 황 공사는 사무실에서 귀가한 뒤 복통과 설사가 멎지 않자 오전 8시30분쯤 본인이 차를 몰아 외국인들이 많이 출입하는 ‘비스타 클리닉’으로 가서 링거를 맞기 시작한 뒤 20분쯤 만에 호흡장애를 일으켰다. 이 클리닉에서는 황 공사의 탈수 증세를 우려 링거 주사를 처방했으며, 링거 주사를 맞기 시작한 직후 호흡 장애 증세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응급 진료 체계가 갖추어지지 않은 병원 측은 우리의 119에 해당하는 911에 연락해서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으나, 20분 후 응급진료팀이 출동했을 때 이미 황 공사의 호흡은 정지된 상태였다. 병원 측은 오전 11시30분 황 공사의 사망을 확인했다.

중국 경찰과 위생부 당국은 황 공사의 사인을 가리기 위해 주중 한국대사관 치안관 입회 아래 사건 현장에서 황 공사에게 처방됐던 링거주사액 남은 분량을 수거해갔다. 중국 경찰은 주중 한국대사관과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30일 오후 검시와 부검을 실시했다.

황 공사의 정확한 사인은 부검 결과가 나와야 가려질 전망이며, 중국 당국은 황 공사가 대사급 공사였던 사실을 중시, 주중 한국대사관에 신속한 사인 분석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대사관 본관 1층에 황 공사의 빈소를 마련해 조문을 받고 있다.

선후배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웠던 황 공사는 연세대 출신으로 1983년 외무고시 12기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서 주중 대사관 참사관, 주 일본대사관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 주 이라크 대사관 총영사 등으로 일해왔으며, 지난해 8월 주중 대사관 정무공사로 부임해 6자회담 관련 업무 등을 담당해왔다.

주중 한국대사관 측은 황 공사의 사인이 전날 저녁에 먹은 샌드위치나 비스타 병원에서 황 공사에게 처방한 링거액의 가짜 여부, 링거액 투입 속도의 적정도 등에 원인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최근 유해약품으로 골판지를 녹여 만두소로 만든 ‘골판지 만두’의 진위 여부에 대한 논란과 함께 가짜 수혈용 혈액의 유통 등 가짜 식품과 의약품 유통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