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편지]손자의 독도사랑

조선일보
  • 조원숙·서울 동대문구
    입력 2007.07.11 15:46 | 수정 2007.07.19 09:34

    단기유학 중 일본인 결혼식장서 '독도는 우리땅' 노래 불러 쫓겨나

    초등학교 5학년이던 손자가 지난해 캐나다 단기유학을 떠났다. 할머니인 나는 “그 어린 것을 어떻게 혼자 보내느냐”고 말렸지만 아이의 부모는 과감하게 보냈다. 다행히 아이 자신도 좋아하고 적응을 잘 한다니 마음이 놓였다.

    그런데 몇 달 후, 아이가 갑자기 캐나다인 하숙집에서 쫓겨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유인즉 하숙집 친척이 결혼을 하게 돼 상견례가 있었는데, 아이 혼자만 남겨두고 못나가게 돼 있는 그들의 관습상 어쩔 수 없이 외국인인 손자까지 파티에 대동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부가 일본여자여서 파티에는 일본인들이 많았고, 이야기 도중에 우리 손자가 갑자기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그것도 일본말로 말이다. 손자는 한국의 초등학교에서 ‘독도는 우리 땅’ 노래를 일본어로 배웠다고 한다. 그 자리에 있던 일본 손님들은 낯선 꼬마의 일본어 노래에 모두 놀라워했고 그래서 파티가 재미없이 끝난 모양이다.

    영문을 모르던 캐나다인 가족들은 나중에 우리 손자가 부른 노래의 뜻을 알고는 “더 이상 너를 데리고 있을 수 없다”며 당장 하숙을 옮기라고 했단다. 이 어이없는 해프닝이 자기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손자는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초등학교 때 배운 일본에 대한 감정과 독도사랑의 작은 애국으로 인해 우리 가족은 한동안 이 일이 수습될 때까지 고통스러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때 손자의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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