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창실패는 노 대통령 탓이 아니다

조선일보
  • 전현석·인터넷뉴스부
    입력 2007.07.05 16:04 | 수정 2007.07.06 09:20

    ▲ 전현석 기자
    5일 오전 자크 로게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SOCHI(소치) 2014’라고 적힌 종이를 내 보이는 순간 인터넷에서는 어이없는 현상이 빚어졌다. ‘평창 탈락’은 ‘노무현 대통령 탓’이라는 류(流)의 댓글들이 줄을 이은 것이다. 조선닷컴 등 언론사 웹사이트와 포털에서 상당수 네티즌들이 “대통령이 나서서 되는 일이 없다”거나 “노 대통령이 다 된 밥에 코 빠뜨렸다”는 화풀이를 쏟아냈다. 

    대통령만 도마위에 오른 것이 아니다. 러시아 소치는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를 내세웠는데, 평창은 전(前) 쇼트트랙 선수 전이경이 나왔기 때문에 “전이경 탓”, 남북 대치로 정세가 불안해 표를 잃었다며 “김정일 탓”으로 보는 글이 나왔다. 심지어 각각 아시안게임과 세계육상대회를 유치한 “인천·대구 탓” 이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물론 기자도 “부담이 좀 되긴 하지만 큰 소리 먼저 치겠다”며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걱정하지 말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성급한 면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IOC총회 개회식 직후 리셉션장을 누비며 ‘선거운동 하듯’ IOC위원을 만났고, 위원들이 묵고 있는 숙소까지 찾아가 유치 활동을 벌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포함해 평창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의 관계자들, 삼성·두산 그룹 등은 평창의 승리를 위해 눈물 겨운 혼신의 힘을 썼다.

    비록 스포츠 외교가 딸려 평창 올림픽 유치는 실패했지만, 우리는 유치 캠페인 기간 동안 혼연일체가 되었고 IOC와 해외 언론으로부터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흑색선전’과 물량공세로 IOC측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소치와 달리 끝까지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쳤다. 노 대통령이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일만 잘못되면 무조건 ‘노무현 탓’을 외치는 시각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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