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으로는 미터법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일본은 1951년 계량법 제정시 미터법을 도입했고, 중국도 1985년부터 미터법을 시행해 정착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유럽연합(EU)도 2010년부터 역 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상품에 미터법을 단일 표기하도록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은 마일·야드·피트, 영국은 파운드 등 전통 단위를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 변의 길이가 1.8m인 평은 사람의 키를 감안한 휴먼(human) 척도”라며 “인체 치수에 적합한 단위여서 벌을 주기보다 미터법을 사용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은 3일 전국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평(坪)과 돈은 우리 전통 단위가 아니라 일제시대에 일본이 우리 국토를 침탈하고 귀금속 판매를 독점하기 위해 사용한 단위”라며 “평과 돈을 더 이상 우리 후손에 물려줄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단위들이 일제 시대에 도입된 것은 맞지만, ‘일제 침략의 상징’으로까지 묘사하는 것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지적했다.
방건웅 표준과학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우리 전통의 척관법(尺貫法)은 12진법을 쓴 서양과 달리 10진법을 기본으로 하는 동양적 도량형 체계”라며 “평은 일제시대에 크기가 달라지긴 했지만, 조선시대에도 쓰였던 단위”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미터법 정착이 중요하다 해도 이런 식의 논리는 비약”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