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원책 변호사 "가려운 곳 긁어주는 박명수 좋아한다"

    입력 : 2007.07.02 16:35 | 수정 : 2007.07.02 18:50

    지난 1일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해 군복무 가산점제 부활에 직설적 어법으로 찬성을 주장한 전원책 변호사는 군복무 가산점제는 한 국가를 지탱하는 국방의 의무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전 변호사는 2일 조선닷컴과의 전화인터뷰에서 “군복무 가산점제는 남녀 차별, 장애인 차별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가 지탱하는 국방의 의무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 변호사는 “(어제 토론에서 군가산점제 찬성 패널들이) 가산점이 특혜라고 자꾸 자인하듯이 말하는 게 불만이었다. 특혜라는 건 군에 안 간 것이 특혜”라며 “물론 학력·신체조건 그런 문제가 있지만, 군에 간 것도 역차별이고 희생인데 가산점을 특혜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곤란한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에 대해선 “정치논리가 들어간 ‘산술적 평균’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네티즌에 의해 ‘전거성’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에 대해선 “MBC ‘무한도전’을 매주 토요일 저녁에 본다”며 “개그맨 박명수는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주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좋아한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지난 1일 KBS 1TV ‘생방송 심야토론’에 출연해 “군대는 폭력을 가르치는 교육 집단입니다” “가산점 2%는 적습니다. 이번 법안 5%로 수정해서 올리세요” 등의 직설적인 발언으로 군복무 가산점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전원책 변호사는 이날 토론에서 “가고 싶은 군대요? 돈 백만원 줘도 안 간다” “군대는 폭력을 가르치는 집단이다. 군대는 자유를 박탈하는 곳이다. 인간은 원래 자유를 추구하는데 자유를 박탈당하는데 사회에서 받는 월급 준다고 해서 누가 가겠냐” “군복무자에게 연금 같은 것을 준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국가빚이 300조다. 나라빚이 300조인데 그런 예산이 어디 있냐”는 등의 발언으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방송에는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과 김병조 국방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전원책 변호사가 찬성입장에서,열린우리당 홍미영 의원과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송호창 변호사가 반대입장에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방송이 나간 뒤 군 가산점제에 찬성하는 네티즌들이 전 변호사의 토론중 발언을 모아‘전원책 어록’을 만들면서 전 변호사의 이름은  포털 사이트 검색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전원책 변호사에게 ‘전거성’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큰 별’이라는 의미를 가진 '거성(巨星)'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개그맨 박명수가 ‘비난개그’ ‘호통개그’ 등으로 '박거성'이라는 별명을 동료 출연자들로부터 들으며 유행이 됐다.

    -다음은 전 변호사와의 인터뷰 전문.

    -토론을 마친 후 군복무 가산점제에 대한 관심이 높은 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군 가산점 문제는 현재 우리사회에 어느 정도 합의가 됐다고 본다. 오히려 사회지도층들이 인식을 바꿀 때가 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군대를 갔다 온 사람들에게 국가가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군정(軍政)이 무너진다. 아무리 신성한 의무라고 해도 제대로 대우를 해주지 않으면 군정이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진다. 역사를 봐도 그렇다. 영국 역사에 수많은 굴곡을 넘겨 잘 버텨온 데는 권력자들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를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자 힘있는 자부터 사회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면서 그나마 책무를 다한 사람에게 국가가 대우를 해주지 못하니까 국방의 의무가 인정 받지 못하는 것이다. 축구 야구 바둑 등으로 군대 면제하는 특례도 문제가 있다. 국가가 군대 갔다 오는 것을 신성한 의무가 아니라고 여긴다면 말이 안 된다.

    군복무 가산점제도는 보상차원을 떠나 제대군인들에게 국가가 ‘항상 당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긍지심을 심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인생의 황금기인 2년이란 시간을 군대에서 보냈는데 최소한의 자긍심도 심어주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역차별이다.

    군복무 가산점 문제를 남녀 차별문제, 장애인 차별문제로 접근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제대군인 대우는 국가 근본의 문제다. 군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1999년 헌법재판소의 판결(군복무 가산점제 위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헌법재판소는 표현을 '결과적으로'라고 한다. 헌재에서 '결과적으로 성차별이다'하면 이미 법논리가 아니라 정치논리가 개입된 것이다.

    미국에서는 군에서 애국심 충성심 단결심 인내심 등을 제대군인이 갖춤으로써 공무원에 임용하는 것은 차별이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다. 미국 모병제는 혜택이 많다. 비시민권자에게 시민권도 준다. 그런 엄청난 인센티브를 가는 모병제에도 가산점을 주는 것이 공무담임권이나 평등권에 침해가 아니라고 판결을 내렸다. 수 많은 판례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산술적 평균’으로 한다. ‘대부분의 남자가 군대 가고 여자는 안 가니까 군대 간 남자만 가산점 주는 건 결과적으로 여성에 대한 차별이다’는 사고방식이다. 그런 건 아주 잘못된 판결이라 보인다. 다시 문제가 된다면 헌재 재판관들이 시각을 달리할 것이다.

    -토론 패널 구성이 적절했다고 생각하는지?

    우리측(찬성 입장) 패널에 화가 좀 났다. 가산점이 특혜라고 자꾸 자인하듯이 말하는 게 불만이었다. 특혜라는 건 군에 안 간 것이 특혜다. 물론 학력 신체조건 그런 문제가 있지만, 신체조건은 본인이 원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군에 간 것도 역차별이고 희생인데 가산점을 특혜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곤란한 시각이다.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이유는?

    방송토론프로그램에 나간 이상 주제에 대해 말을 빙빙 돌려서 하는 건 옳지 못하다 생각한다. 어느 쪽에도 욕을 듣지 않기 위해 말 돌리는 건 정직한 화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디오에서 정치토크 2년 동안 하면서 제가 보수적이지만 한나라당 열린우리당 가리지 않고 말한다. 그래서 제가 욕 참 많이 얻어 먹는다. 정치인에게 빙빙 돌려서 얘기하면 제가 정치인밖에 안 된다. 가려운 것 묻고 싶은 것. 이런 걸 직접적으로 묻고 답을 얻어야 정확한 대답을 얻을 수 있다.

    과거 동성애자 토론할 때는 욕 많이 얻어먹었다. 정체성에 혼란 갖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나중에 후천적으로 생기는 일부 성도착증 환자들에 대해서는 정신병자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을 때 난리가 났었다.

    저 나름대로는 성매매여성을 지금까지 대변하고 있고 법조계에서는 소수자를 많이 대변해온 변호사다. 몇 번 잘해도 한번 직설적 화법으로 심기 건드리면 죽일 놈 되는 게 우리 토론문화다. 내가 흥분한 건 토론문화에 배치되는 행동이었지만 답답해서 그랬다.

    -주변반응은 어떤지?
    집안에 어르신들이 “왜 나이 값 못하고 돌려서 얘기 안하고 직접적으로 말하냐”고 그런다. “평소에 안 하던 짓을 왜 하냐”고 그러시기도 하는데 그러면 “원래 그렇습니다”라고 말씀 드린다.

    -네티즌 사이에 '전거성'이라는 별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데 '거성'이라는 별명에 대해 아는지?

    개그맨 박명수의 팬이다. 매주 토요일 저녁에 본다. 어쩔 때 보면 아주 가려운 데를 훑어주는, 우리사회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걸 콕콕 집어주는 묘미가 있다 무한도전은 시원한 웃음을 준다고 생각한다. 박명수씨 잘 한다고 생각한다. 본인을 망가뜨리는 연기가 쉽지 않은데. 무한도전 멤버들은 젊은 친구들이 다들 스스로를 망가뜨리는데 무서워하지 않는 걸 보면 보기 좋다. 과거 연예인은 웃음을 일부러 유발하기 위한 연기가 많았는데 요즘 연예인은 자연스럽게 소화한다.

    -발언의 파장이 큰데 후회는 없는지?

    토론하고 후회를 하면 뭐하겠느냐. 그건 제 생각과 반대되는 말을 하거나 거짓말했을 때나 그렇다. 항상 옳다 생각하고 말한 것이다. 대부분 제가 얘기했던 방향으로 움직이더라. 지금까지 제가 토론 프로그램에서 했던 얘기들에 대해 ‘왜 그랬을까’ 후회 한 적 없다.
    자기 생각이 100% 옳지 않는 것이 맞다. 저도 남의 의견 많이 들으려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렇게 크게 후회되는 토론 없었다. 어제 같은 경우엔 우리 사회의 합의가 있다고 믿어지는 사항이었다.

    -1980년부터 1991년까지 법무관으로 11년간 복무했는데 그 때 느낀 바가 큰가?

    그때 느낀 것도 크고. 무슨 공부를 하더라도 국방문제,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제는 각 개인의 인생관과 연결되는 문제다. 예컨대 대권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우리가 가장 따지는 게 병역문제 아닌가. 당신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이 문제는 가장 기본의 문제다. 가장 기둥이 되는 문제다. 제대군인에 대한 대우가 논의의 핵심이 아니라 이 나라가 국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차원의 문제다. 국방의 의무를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문제다. 말로는 좋게 신성한 의무라고 하는데 정말 신성하게 느껴지려면 제대군인에게 대우를 해 줘야한다. 특히 권력을 가진 자부터 사회적 책무를 하면 시민은 다 따라간다. 이젠 오래된 병을 치료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군법무관 할 때 군대 복무하기 싫은 마음은 없었는지?

    그런 생각한 적 없다. 사법연수원 마치고 대위 달고 군대 갔는데 군생활 하면서 한 번도 군대가 싫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병사들한테 내가 항상 한 얘기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이 군대다 그렇게 얘기했다. 제 친동생이 의대 나왔는데 지역 보건소 간다고 하는 걸 말리고 군의관 복무시켰다.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가 어떻게 사회에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겠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휘발성이 강한 주제에 상대방 의견 배려 못하고 너무 내 주장만 내세운 것 같아 미안한 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는 남녀문제, 비장애인 장애인 차별문제로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국방의 의무, 나라의 가장 큰 기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군복무 가산점제를 사소한 제도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헌법재판소의 산술적 평균, 평균적 정의의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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