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민주항쟁을 주도했던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출신 정치권 인사들은 6·29 선언에 대해 “국민의 민주화 열망에 군사정권이 굴복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의 계기가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전대협 1기 의장인 이인영(李仁榮) 의원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노태우씨가 6·29 선언을 하자, 민주 진영에선 ‘우리가 이겼다. 4·19혁명 이후 처음으로 군사정권에 이겼다’는 목소리가 나왔다”며 “완전히 이긴 것은 아니지만, 군사정권이 국민들의 민주화 요구에 항복하고, 물러가기 시작한 출발점”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6월 항쟁 자체가 민주화의 분수령이었고, 6·29 선언은 국민이 쟁취한 것이지, 군사정권이 국민을 위해서 내준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당시 전대협 부의장이었던 우상호(禹相虎) 의원은 “역사적으로 보면 6·29 선언은 신군부의 패배이자 거리에서 함께 싸웠던 수백만 시민들의 승리를 의미했다”며 “이를 계기로 직선제 개헌과 김대중씨 복권 등이 이뤄지면서 합법적 정치국면으로 전환했다”고 했다.
우 의원은 “6·29에 만족하지 않은 일부 운동권이 7월에도 거리투쟁을 나갔지만 그러나 시민들이 ‘그동안 고생했다’며 박수를 치면서도 시위에 합류하지 않는 바람에, 시위가 6·10 뒤풀이 분위기로 바뀌면서 항쟁 국면은 끝났다”고 전했다. 우 의원은 “6·29 선언은 6·10항쟁의 성과물이지만, 결과적으로 선거를 통한 평화적 정권교체의 길을 열어놓았고, 민주주의의 진전을 가져온 측면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