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버릴 각오해야 더 큰 성공 가능”

조선일보
  • 김진명 기자
    입력 2007.05.31 01:01 | 수정 2007.05.31 05:51

    가수 비 키운 박진영씨 연세대 특강
    유창한 영어로 ‘한국문화의 국제화’ 강의
    “아시아서 1등 하려면 미국서 인정받아야”

    “Oh, there he comes! (아, 저기 온다!)”

    30일 오후 3시20분쯤 서울 신촌에 있는 연세대학교 새천년관 대강당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200석에 달하는 좌석은 꽉 찬 상태였고, 자리를 잡지 못한 학생들이 강단 앞과 계단에 빼곡히 앉아 있었다. 끼익 뒷문이 열리고 회색 바지 위에 하얀 반팔 셔츠와 까만 조끼를 겹쳐 입은 주인공이 나타났다. 왕년의 ‘인기가수’이자 지금은 ‘JYP엔터테인먼트 이사’로 활동 중인 박진영(35)씨였다. 그가 강단으로 걸어가는 동안 사방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박진영을 ‘CEO JY Park’으로 소개한 사회자가 “연대 동문이기도 하죠!”라고 말하자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이 강의는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UIC)이 ‘UIC 글로벌 포럼’이란 특강의 3번째 강연자로 박씨를 초청해 열렸다. 지난 2월 아시아 음반회사 최초로 미국법인 ‘JYP USA’를 설립하고, ‘비’, ‘쿤(박진영이 발굴한 태국계 가수로 현재 태국에서 활동 중임)’ 등을 키워낸 박씨로부터 ‘글로벌 시대에 성공하는 법’을 듣는 자리였다. 박씨는 유창한 영어로 강의를 했다.

    ▲30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에서 열린‘언더우드 국제대학 글로벌 포럼’에서 연사로 초청받은 박진영(35₩JYP 엔터테인먼트 이사 겸 프로듀서)씨가 학생들의 환호를 받으며 강연장에 들어서고 있다. 박씨는‘한국문화의 국제화’라는 주제로 영어로 강연했다. /허영한 기자 younghan@chosun.com

    “내 경험이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말문을 연 박씨는 질문을 먼저 던졌다.

    “한국처럼 작은 나라가 문화수출에 성공한 건 대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면 안 되죠. 다음엔 뭘 해야할까요?(What’s the next step?)”

    그는 “그동안 한류는 ‘한국산 문화상품의 일방적 수출’이었다”면서 한류를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온 가수가 한국인이 만든 노래만 부르고 무조건 한국만을 외치면 어떤 외국인이 계속 좋아하겠어요?” 그는 “제품에 국기를 달아서 파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가까운 미래에 한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 드라마, 영화 등 모든 제품의 주류를 이루는 곳은 미국이다. 아시아의 1위가 되고 싶으면 미국에서 성공해야 하고 그렇게 할 때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존경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박씨가 “한국은 ‘국가주의’가 너무 강하다”며 굳은 몸짓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흉내내자 학생들이 폭소를 터트리기도 했다.

    박씨는 30분간 강의한 뒤 15분 동안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UIC 1학년 오예슬(20·여)씨는 “편하게 말하면서도 핵심을 찔렀다”고 칭찬했다. 우루과이 유학생 크리스토발 곤잘레스(22)씨는 “그를 잘 몰랐는데 한국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특강이 끝난 뒤 기자의 인터뷰에 응한 박씨는 “너무 한국만 내세우지 말자고 말하면 매국노로 내모는 사람도 있다”며 “그러나 외국인들과 어울리며 함께 일할 줄 알아야 어느 나라에서나 배척받지 않고 융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 대학생들이 국제화에 성공하려면 외국어는 기본이고 외국인과 팀을 이루는 법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글로벌 포럼 강사로 초청된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한류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론 영어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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