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들 노리는 '음란 플래시 게임'

입력 2007.05.30 10:17 | 수정 2007.05.30 11:16

▲ N 인터넷 게임 사이트 일부 게임 캡처

초등학생들이 인터넷에서 음란 플래시(Flash) 게임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울 D초등학교 3학년 이모(9)군은 최근 N 인터넷 게임 사이트에 자주 접속한다. 플래시 게임 사이트인 이 곳에서는 ‘옷 벗기기 대결’ ‘죽느냐 벗기느냐’ ‘축축한 셔츠’ 등 이상 야릇한 이름의 게임이 담겨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플래시를 이용한 음란 게임들이다.  예를 들어 '아담과 이브’라는 게임은 아담이 고릴라를 용케 피해 이브를 따라가 성행위를 하면 점수가 올라간다. 

이군은  “요즘 또래 친구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게임들”이라고 말한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회원 가입이나 성인 인증 절차도 필요 없다.

초등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 플래시 게임 사이트에 국적 불명의 성인물이 다량 유통되고 있다. 한층 심각한 것은 이런 플래시 게임은 정부 당국의 사전 심의 없이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플래시 게임이란 동화상을 구현하는 ‘플래시(flash)’ 기술을 이용해 만든 게임을 뜻한다.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온라인 게임 등과 달리, 게임 제작자들이 간단한 툴(Tool)과 시나리오를 통해 만들 수 있다.

별도의 프로그램을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사이트에 접속하기만 하면 바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데다가, 조작이 간편해 어린이에게 인기가 높다.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플래시 게임’이라고 입력하면 관련 사이트만 수백 개가 나올 정도로 많다.

이군은 “인터넷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고 다른 온라인 게임과 달리 게임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집에서 해도 부모에게 들킬 염려가 없다”고 말했다. 김모(56) 주부는 “초등학생 조카가 플래시 게임이라고 하길래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세히 보니 옷 벗기기 게임을 하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플래시게임 업체들은 주로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초등학생 등 네티즌이 몰리면, 웹 사이트에 광고를 붙여 돈을 벌고 있다. 플래시 업체끼리 경쟁이 심해지다 보니 네티즌을 좀 더 끌어 모으기 위해 ‘꼼수’를 부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

N 플래시 게임 사이트의 경우 ‘미친 XXXX’ 게임을 클릭하자, 게임은 안 나오고 갑자기 야한 동영상이 가득한 외국 성인사이트로 이동했다. 역시 초등학생이 자주 찾는 것으로 알려진 S 게임 사이트는 게임과 상관없는 갤러리 코너를 마련해 ‘레이싱걸’ ‘미소녀’ 등의 제목으로 성인 사진을 대량으로 올려놨다.

인터넷에 떠도는 플래시 게임이 어느 나라에서 만들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F 플래시 게임 업체 관계자는 “플래시 게임의 경우 별도로 제작하지 않더라도 외국 사이트에 있는 게임을 쉽게 끌어다 쓸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플래시 게임 업계는 저작권에 대해서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가 되면 내리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폭력성이나 선정성이 심한 게임도 재미만 있으면 일단 ‘올리고 보자’는 식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모든 게임물은 원칙적으로 심의 대상”이라고 말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등급 심의를 받지 않고 게임을 유포한 업체 대표를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록 하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는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차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소규모 업체의 플래시 게임은 등급 심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사후지원팀 정래철 과장은 “인터넷에 퍼져 있는 플래시 게임이나 이를 모아서 제공하는 소규모 온라인 업체가 워낙 많다 보니 일일이 등급 심의나 적발을 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순간에도 우리 초등학생들은 엽기적인 음란 플래시 게임의 늪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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