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자정, 미국 하버드대 교정. 벌거벗은 남녀 학생 200여명이 잔디밭을 질주하고 있었다. 일명 ‘원초적 비명(Primal Scream)’. 17일부터 있을 기말고사 준비에 매달렸던 하버드대생들이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 위해 시험 전날 밤 펼친다는 ‘엽기적’ 누드 퍼포먼스다.

학생들은 일반인 구경꾼들 환호성에 맞춰 10여분간 마음껏 전라의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피터 트롬바다씨는 “태어난 그때로 돌아가고 싶어 달렸다”고 했다. 한 여학생은 “이번에 처음 달려봤는데 다른 학생들과 함께여서인지 창피한 마음은 전혀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1960년대부터 하버드대생들 사이에서는 기말고사 전날 기숙사 창문을 열고 10분 동안 비명을 지르는 ‘행사’가 있었으며, 1990년대부터는 일년에 두 번 기말고사 전날마다 누드 달리기가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