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공대 한인 유학생들 "보복테러 공포…학교가기 무섭다"

입력 2007.04.18 00:54 | 수정 2007.04.18 10:39

"신변 위협 느껴"‐ 친척집 피신 계획도
지역 한인사회, 충격속 비상대책회의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를 일으킨 범인이 한국계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 유학생회는 큰 충격에 빠진 채 유학생 전체가 범죄자 취급당하지 않을까 크게 우려했다. 애초 미국 일부 언론에서 범인이 ‘중국 유학생’이라는 보도가 있었기 때문에, 다소 마음을 놓았던 한국인 유학생 사회는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뜻밖의 뉴스에 큰 충격에 빠졌다.

참사가 일어난 버지니아 공대에는 총 2만6000여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대학원 포함), 이 중 한국 유학생과 재미교포를 포함한 한국계는 500여명, 중국계는 400∼500명 정도, 일본계는 20여명이라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범인 조승희씨와 같은 학부생은 교포 2·3세 자녀들과 유학생이 섞여 있어 대학원 유학생 조직과는 별도의 유대관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 공대 대학원생들로 이뤄진 한인학생회는 17일 오전 대책회의를 갖고 앞으로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한 학생은 전화통화에서, “이제 한국에서 온 한국인이라는 것을 밝히기도 어렵게 됐다”며 “누가 물으면 당분간은 중국인이나 일본인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를 일”이라고 한국인에 대한 편견이 크게 높아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 다른 학생들도 “이런 어마어마한 참사를 일으킨 사람이 한국계라는 사실이 너무 놀랍다” “앞으로 미국 학생들의 의혹스러운 시선이 너무 힘들 것 같다” “편견 때문에 아시아 출신 유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보도했다. 경영학과 3학년 김민우씨는 “처음엔 총격사건이 장난인줄 알았는데 이런 엄청난 사건이 될 줄을 몰랐다”면서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것은 정말 가슴아픈 일이지만 누가 됐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근 전 워싱턴 한인회장은 이날 오전 급히 한인회 사무실로 나와 한인회 차원의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김 전 회장은 “자칫하다 그 동안 한인들이 쌓아온 신뢰가 한꺼번에 무너지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그는 “어제 보도에서는 범인이 중국계라고 해서 한편으로 안심이었는데 앞으로 한인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어떻게 감당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태식 주미대사는 전화통화에서 “이런 엄청난 사건의 범인이 한국인이라는 데 충격을 금할 수 없다”면서 “현 단계로선 대사관이 모든 대책을 강구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은 긴급 대책반을 구성하고 현지에 영사를 급파하는 등 한인학생들의 피해상황 파악에 나섰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직후 한국 유학생들은 한인학생회를 중심으로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동분서주했다.

그 결과 한국인 피해자는 팔에 관통상을 입은 박창민(토목공학과 박사과정)씨 한 명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박씨는 총알이 가슴을 스치고 팔을 관통했으나 다행히 뼈는 다치지 않았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인근 몽고메리 리즈널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날 오후 박씨를 10여분간 면담한 워싱턴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최승현 영사는 “다행히 박씨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이 컸던 것 같다”면서 “현재 두 친구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정을 취해가고 있다”고 한국 취재진에게 설명했다.

이들 한국 유학생들은 지난주에도 두 차례 ‘폭탄위협’이 제기된 적이 있어 이날도 시험철에 짜증이 난 학생들의 장난으로 여겨졌다고 그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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