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조선, 생동하는 ‘근대’의 일상

조선일보
  • 유석재 기자
    입력 2007.04.13 23:18 | 수정 2007.04.14 13:15

    일본잡지 모던일본과 조선 1939
    모던일본사 지음|윤소영 외 옮김|어문학사|547쪽|1만7000원

    일본 분게슌주샤(文藝春秋社)가 발간했던 대중잡지 ‘모던일본’은 1939년과 1940년 두 차례 ‘조선특별호’를 냈다. 기획자는 마해송이었다. 30만부라는 경이적인 판매 부수를 기록한 그 1939년판이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학자들에 의해 완역됐다.

    삽화와 광고 문구까지 하나하나 옮긴 이 책은 독자를 당혹스럽게 한다. 우선 화보에서부터 드러나는 조선 기생에 대한 관심은 집요할 정도다. 하지만 역자인 윤소영 교수는 뜻밖에도 “반드시 기생을 폄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한다. “기사를 자세히 읽어 보면 당대의 첨단을 걸었던 전문직 여성이자 예인(藝人)으로 보았던 일본 지식인들의 시각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인용이나 해석으로 거르지 않은 1930년대의 복잡한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빅터 라디오’ ‘메이지 통조림’ ‘임질엔 테라폴’ 같은 현란한 광고들은 당시 제국주의하의 조선이 처해 있던 복잡한 ‘근대’의 모습이 지금의 눈으로도 그다지 낯설지 않다는 놀라움을 일으키며, 실명을 거론하며 당당하게 일본 명사들의 행태를 흉보는 평양 기생들의 활달한 모습은 ‘구(舊)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다. 수탈과 저항의 이분법이 놓치는 다층적인 일상의 모습이 그 속에 촘촘히 박혀 있다.

     
    일본 문예춘추사가 1939년 발간한 대중잡지 <모던일본>의 '조선 특별호'는 무려 30만 부 이상 팔렸다고 한다. 그 잡지가 삽화와 광고 문구까지 모두 완역돼 나왔다. 1930년대 식민지 '근대'의 복잡다단한 일상이 그 속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내선일체론'과 지원병 선동조차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침투해 들어온 당대의 단면이었을 것이다. 한일비교문화연구센터 번역자들 중 연장자인 윤소영 한서대 교수로부터 이번 책에 대해 들어봤다. /유석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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