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피디아는 이제 못믿어”

조선일보
  • 남승우 기자
    입력 2007.04.12 23:46

    공동설립자가 새 사이트 ‘시티즌디엄’ 만들어
    ‘컨서버피디아’ ‘스콜라피디아’도 대안 떠올라

    “위키피디아는 이미 너무 엉망이어서 이제 못 고칠 지경이다.”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의 공동설립자 래리 생어(Sanger)가 11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인터뷰에서 위키피디아에 수록된 정보의 ‘교정 불능’ 상태를 지적했다.

    2001년 출범 이후 지금껏 600만 건의 정보(250개 언어)가 축적됐고 한 달에 1억9100만 명(지난 2월 기준)이 클릭하는 이 ‘공룡’ 사이트는 신뢰성 문제로 새로운 갈림길에 섰다. 지난달엔 현직 대학교수를 자처하며 위키피디아에 자료를 올려 온 저명인사가 실제론 24세 대학 중퇴자란 사실이 드러났다. 위키피디아에 잘못 올라온 정보를 토대로 숙제를 냈다가 학생들이 혼쭐이 나는 것이 현실.

    이에 따라 위키피디아 극복을 기치로 내건 대안(代案) 온라인 백과사전이 속속 출범하고 있다.

    위키피디아를 떠난 생어는 2주 전 시티즌디엄(citizendium.com)이란 온라인 백과사전을 새로 만들었다. LA타임스(LAT)는 지난 9일 시티즌디엄에 대해 “현재 1000명 정도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자료를 작성하며, ‘더 똑똑하고 친절한 위키피디아’를 만들기 위해 사이트에 올라온 모든 자료는 일일이 전문가들의 승인을 거치고 있다”고 전했다.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은 모두 실명을 써야 한다.

    컨서버피디아(conservapedia. com)는 위키피디아의 ‘진보적 편견’을 수정하겠다고 출범한, 이름 그대로 보수적인(conservative) 사이트다.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보수파 여성으로 유명한 필리스 실라플라이(Schlafly)의 아들(앤드루 실라플라이)이 만들었고, 창조론 같은 기독교 교리 등 보수적 세계관에 기초해 정보를 담는다.

    예를 들어 영화 ‘고인돌 가족(The Flintstones)’과 관련해 처음 입력된 정보에는 “(인간과 공룡이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반(反)진화론적 함의를 보여줘서 어린이들이 보기에 최적”이라고 적혀 있다. 정보를 수정할 경우 기존의 내용까지도 고스란히 남게 해, 누구든지 ‘편집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유진 이즈히케비치(Izhikevich)가 만든 스콜라피디아(scholarpedia.com)는 내용 제작과정이 가장 까다롭다. 엄선된 저자(著者)들만이 정보를 입력할 수 있고, 권위 없는 내용은 아예 담지 않는다. 차원분열 도형인 ‘프랙탈(fractal)’을 예로 들면, 이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베노이트 만델브로트(Mandelbrot) 예일대 교수(수학)가 직접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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