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판매는 가로막고 광고는 물 먹이고

조선일보
입력 2007.03.12 23:02 | 수정 2007.03.12 23:14

공정거래위원회는 조선·동아·중앙 3개 신문사가 지난 2002년 한 해 동안 일부 支局지국들에게 유료 신문의 20%를 넘는 ‘無價紙무가지’를 제공했다며 조선일보 2억400만원 등 모두 5억5200만원의 과징금을 물렸다.

이번 조사는 2003년 11월 민언련이 3개 신문사를 신고하면서 시작됐다. 민언련은 겉으론 시민단체라고 내세우지만 정부의 방송위원, KBS 이사, 신문발전위원회 핵심 간부, 언론재단 이사 등 언론관련 요직을 차지해온 정권 代辯대변 단체다. 사실상의 본업이 현 정권에 비판적인 조선·동아일보를 공격하는 일이다.

신문시장은 상품 특성상 예비용 신문이 필수적이다. 신문배달원들은 신문을 배달하기 위해 아파트나 빌딩 경비실을 드나들 때 관례적으로 신문 몇 부를 건네야 하고, 軍警군경 초소를 통과할 때도 마찬가지다. 배달과정에서 젖거나 찢기고 분실되는 데 대비한 신문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감안하면 14%의 예비 신문이 필요하다는 것이 신문협회 조사 결과다. 여기다 우리 국민의 연간 移徙率이사율이 일본의 두 배가 넘는 18%에 달한다. 새 집으로 이사간 사람들에 대한 판촉용 예비 신문도 필요하다.

공정위 신문告示고시는 이런 현실을 깡그리 무시한 채 ‘무가지’ 20% 기준을 만들어 자기 마음대로 과징금을 때려 왔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을 징수당한 조선일보 신문지국이 2003년부터 2006년까지 451곳이나 된다. 그러면서 거리와 지하철에 매일 300만부 가까이 뿌려지는 무료신문들엔 눈을 감고 있다.

한편에선 특정신문에만 정부광고를 주지 않는 新種신종 ‘광고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문화관광부 산하 관광공사는 지난 8일 국내 관광명소를 홍보하는 광고를 11개 일간지 모두에 실으면서 조선·동아만 제외했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정부의 주택정책을 14개 종합일간지와 경제지에 홍보하면서 조선·동아·문화일보만 제외했다. 정부의 이런 특정신문에 대한 광고 배제로 작년 한 해 정부광고는 서울신문 1606건, 한겨레신문 1074건, 경향신문 957건에 달했으나 조선·동아일보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정홍보처는 정부기관 홍보담당자들에게 홍보처 인터넷의 ‘e-PR시스템’에 정부광고를 어떤 매체에 싣겠다는 것도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의 뜻을 알면 조선·동아에 광고할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통제하고 있는 셈이다. 속 좁은 정권의 딱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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