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조선시대에도 ‘골칫거리’

조선일보
  • 김동섭기자
    입력 2007.03.12 00:28

    “속쓰림에 좋다” 아이들도 피워… 유학자들 찬반논쟁

    흡연은 조선시대에도 사회적 골칫거리였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담배는 조선시대에 기호품으로 인정되고 ‘속쓰림에 좋다’는 등의 소문이 퍼지면서 어른은 물론 여자 아이들까지 필 정도였다. 그러나 담배를 오래 피우면 ‘내장이 상한다’는 등 건강에 안 좋다는 인식이 생겨나 조선 시대 유학자들 사이엔 금연에 대해 팽팽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병원사연구실 김상태 교수가 최근 서울대병원보에 ‘우리 역사 속의 담배’라는 내용으로 이 같은 내용을 실었다. 한국외국어대학 이영학 교수가 쓴 ‘담배이야기’를 정리했다고 한다.

    담배 예찬론자는 ‘조선시대 골초’로 불리는 효종의 장인인 장유(張維). 그는 자신의 저서 ‘계곡만필(谿谷漫筆)’에서 “담배를 피우면 취한 사람은 술이 깨고, 배고픈 사람은 배가 부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지원(朴趾源)과 이덕무(李德懋) 등 일부 학자들은 흡연의 폐해를 거론하면서 금연을 주장했다. 조선후기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星湖僿說)’에서 당시 유학자들 간의 흡연 논쟁을 정리하면서, 흡연으로 인한 5가지 장점과 10가지 해로운 점을 열거했다. 가래가 목에 걸려 떨어지지 않을 때와 비위에 거슬려 침이 흐를 때, 소화가 되지 않아 눕기 불편할 때에 담배를 피우면 좋다고 했다. 또 추운 겨울에 찬기운을 막는 데도 좋다고 언급했다.

    반면 해로운 점으로 정신에 해롭고, 귀와 눈을 해치고, 머리카락이 희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을 들었다. 또 이가 빠지고, 살이 깎이고, 노쇠하게 된다고 했다. 담배 냄새로 친구들과 사귈 수 없고, 재물을 소모하게 되며, 할 일이 많은데도 담배를 구하고 피우느라 시간을 낭비하게 된다고 말했다. 흡연을 통해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이 더 많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김 교수는 “임진왜란 때 소개된 담배가 ‘병에 좋다’는 소문 등으로 급속하게 퍼진 뒤, 조선시대 유학자들이 흡연 장단점 논쟁을 벌인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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