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외해 가두리 양식 시대’…통영·여수까지 확대예정

    입력 : 2007.03.01 23:55 | 수정 : 2007.03.29 16:51

    魚? 되네! 상식깨고 바다 한가운데서 양식

    양식장 ‘케이지’ 태풍에도 버텨
    생존율 높고 맛은 자연산 뺨쳐

    ▲ 서귀포 앞바다의 외해 가두리 양식장에서 자라고 있는 민어·동갈돗돔·참돔 떼가 기둥을 휘돌며 군무(群舞)를 춘다. 사진 위쪽은 다 자란 돌돔 등을 수확하기 위해 양식장이 잠시 해수면 위로 떠오른 모습. /노아외해양식법인 제공
    지난달 23일 제주도 서귀포시 표선항 앞바다. 7인승 보트를 타고 15분쯤 물살을 가르자 푸른 바다 한가운데 주황색 둥그런 부표(浮標)가 떠 있었다. 육지로부터 4㎞ 지점이었다.

    “여기서 바닷속 10여m 아래로 내려가면 엄청나게 큰 양식장이 나옵니다. 그 안에는 돌돔, 고등어, 민어 등 물고기 수십만 마리가 자라고 있죠.”

    보트가 멈추자 양식(養殖) 조합법인인 ‘노아외해’의 신제균(35) 선장이 지름 7㎝의 대형 호스를 통해 수중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기 시작했다. 직원 2명은 물고기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스쿠버다이빙으로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동안 물고기 양식은 연안(沿岸·해안에서 멀지 않은 바다)에서만 한다는 것이 상식이었다. 그러나 최첨단 공학 기법과 수중 양식 기술이 만나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깊은 물속에서도 물고기를 기를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외해(外海·먼바다) 수중(水中) 가두리 양식’이다.

    장점은? 물고기들이 친환경적 공간에서 자라기 때문에 생존율이 높고, 맛이 자연산과 거의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다는 것이다.

    바다 위에선 전혀 안 보이지만, 바닷속 양식장에는 첨단 기술의 결정체라 할, 직경 25~34m, 높이 15~22m의 마름모 형태의 거대한 구조물 6개가 자리잡고 있다.

    여기서 돌돔 40만 마리와 고등어 2만 마리, 참돔 15만 마리가 자라고 있고, 민어, 참조기, 참돔 각각 1만~2만 마리도 시험 양식 중이다. 심지어 오는 5월부터는 양식이 거의 불가능한 어종으로 알려졌던 제주도 특산 다금바리도 양식에 들어가고, 2010년에는 참치, 광어가 본격 양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중성부력 등 고도의 기술 필요”

    지난 2005년 제주수산연구소와 노아외해가 설치한, ‘케이지(Cage)라는 이름의 이 구조물은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이 최초 개발하는 데 10여년간 약 1억 달러(930억원)를 들였을 만큼 고도(高度)의 기술이 필요하다.

    양준봉 노아외해 대표는 “구조는 단순해 보이지만, 물속에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으며 일정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잠수함에 쓰이는 중성부력 원리를 이용해 만들었다”고 전했다.

    또 세찬 조류에도 버틸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됐고, 그물망은 10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합성 섬유로 짜여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05년 태풍 ‘나비’와 2006년 ‘에위니아’가 몰아쳤을 때에도 수면 위에 설치돼 있던 부표 5개만 손실됐을 뿐 거의 피해가 없었다.

    연중 수온 편차는 12도(14~26도) 정도로, 연안의 20도(8~28도)보다 작다. 여기에 깊은 바닷속에 있어 해류로 바닷물이 계속 정화되고, 바닷물 오염이나 여름철 적조(赤潮) 현상도 거의 발생하지 않아 물고기 생존율이 연안 가두리보다 훨씬 높아진다고 이정의 제주수산연구소장은 설명한다.



    제주도 외해 수중 가두리 양식에서 길러지고 있는 돌돔이 물속에서 헤엄치고 있다. /홍원상기자



    노아외해양식법인 신제균 선장이 '외해 수중 가두리'에서 돌돔, 고등어 등을 기르는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홍원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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