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뿐인 사막에 쥐가 어떻게 살아?

조선일보
  • 신형준기자
    입력 2007.02.23 23:19

    사막이 부른다
    마이클 메어스 지음|정주연 옮김|407쪽|해나무|1만8000원

    사막에 사는 설치류 전문가가 ‘수렴 진화’라 불리는 생물학적 현상을 밝히기 위해 30여년 동안 사막을 헤맸던 이야기를 풀어냈다. 수렴 진화는 서로 다른 종일지라도 어떤 환경에서는 비슷한 진화 과정을 밟는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사막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설치류는 다리가 두 개인 이족류로 진화하며 생물역학상 깡충깡충 뛰어다니며 이동한다는 저자의 가설도 ‘수렴 진화’의 한 예다.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한 세대 동안 사막을 찾아 다녔다.

    라틴어 가득한 종명이나, 복잡한 생물학 용어가 나올 것이라 지레 겁먹을 수 있다. 저자는 그러나 구수한 이야기체로 마치 수필이나 여행기를 쓰듯 써내려간다. 원제(‘A Desert Calling’)만 보아도 그렇다. 아르헨티나 사막 가장 황폐한 곳을 조사하다가 “40여년 전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의 보복을 피해 형과 함께 도망쳐 이곳에 살게 됐다”는 어느 노인의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전하는 저자에게서 학자 특유의 순진함도 엿보인다.

    저자는 수백년전 낙타들이 밟고 지나간 흔적이 여전히 남은 이란의 어느 사막을 예로 들며 “사막은 상처받기 쉬운 곳”이라고 한다. 다양하고 풍부한 생명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사막을 보호하자고 역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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